“부실 조사, 또다른 왜곡·폄훼 단초 우려” ●‘오월의 대화’ 제3차 시민토론회 조사위, 결과 발표…“직권조사 21건 중 6건 규명 불능” 기존엔 ‘5건’ 오락가락…참석자들 “후속대책 필요” 안재영 기자

2024년 01월 11일(목) 20:11

광주 시민들과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기관들이 공식 활동을 마친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성과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와 함께 ‘대안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해 공식 활동 종료 후 진상규명이 됐다고 밝힌 직권조사 건에 대해 ‘불능’이라고 입장을 바꿔 ‘그 마저…’라는 탄식이 나오면서 조사위가 스스로 신뢰성을 저버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1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에서는 광주시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주관으로 ‘오월의 대화’ 제3차 시민토론회가 열렸다.<사진>

‘5·18 진상규명 진단 및 남겨진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그간의 활동 결과를 요약 발표했다.

조사위는 직권조사 21건 중 4건을 병합해 나머지 17건 중 6건(▲공군 전투기 출격대기 의혹 ▲암매장지 소재 및 유해 발굴 수습 관련 ▲민주화운동 투입 군·경 피해 ▲무기고 피습사건 ▲국방부 등에 의한 민주화운동 은폐·왜곡·조작 사건 ▲발포 경위 및 책임소재)을 ‘진상규명 불능’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암매장지 소재 및 유해 발굴 수습 관련’의 경우 조사위가 지난해 12월27일 ‘진상규명’으로 공식 발표했으나, 이 자리에서 ‘불능’이라 밝혀 참석자들이 그 배경에 의문을 가졌다.

이에 대해 조사위는 “오타였다”는 황당한 답변을 해 오월 단체·기관들이 허탈감을 표했다.

임옥란 5·18민주유공자 유족회 사무총장은 “조사위의 성과에 기대를 걸었는데 너무 아쉽다”며 “부실한 조사가 보고서에 담기면 또다른 왜곡·폄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진상규명 조사가 사실 정치·사회적으로 마무리하는 단계였는데, 현 시점에선 안 될 것 같다”며 “남은 과제는 철저히 공개해 이후 세대에 넘겨야 할 필요가 있겠다”고 진단했다.

홍성칠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원회 공동실행위원장과 김정호 변호사, 박용수 광주시 민주인평화국장 등의 토론자들도 조사위가 진상규명 불능으로 결론 내린 안건들에 대한 후속 확인조사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