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쇼핑,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바꿀까? / 진호림 |
| 2024년 01월 14일(일) 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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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카페24 쇼핑몰과의 연동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유튜브에서 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다른 스토어를 방문하지 않고도 유튜브 안에서 상품을 선택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유튜브 쇼핑과 카페24 연동 서비스를 채택한 쇼핑몰 수가 1분기 대비 215.8%나 증가하기도 했다.
유튜브 쇼핑은 라이브커머스와 콘텐츠커머스 두 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라이브커머스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상거래다.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반면, 콘텐츠커머스는 유튜브의 영상 콘텐츠를 보면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형태다.
콘텐츠커머스는 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콘텐츠에 주력해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먼저 즐기며 쇼핑까지 이어가는 새로운 판매 방식이다. 라이브커머스와는 다르게 강박감 없이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소비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트렌드를 반영한다. 이미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성공적인 전략으로 받아들이며, 소비자들에게 더욱 흥미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커머스는 잘 만든 콘텐츠의 파급력과 지속력을 활용하는 특징이 있다. 최근 미국 현지 마트에서 파는 ‘냉동 김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어머니와 함께 냉동 김밥을 데워 먹는 영상을 올리면서다. 영상은 순식간에 조회 수가 1천만 회를 넘어섰다. ‘냉동김밥’은 대박이 났다. 콘텐츠커머스의 힘을 명확하게 보여준 단적인 예다.
유튜브 쇼핑은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홈쇼핑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규제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TV홈쇼핑은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강력한 규제를 받는다. 이에 반해, 소셜미디어의 콘텐츠커머스는 정보통신으로 분류돼 특별한 규제 없이 누구나 소비자에게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 피해 발생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개인 방송 판매 상품의 경우 문제 발생 시 소비자가 보상받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진행자들의 부적절한 언어 사용이나 허위 과장 광고 등도 문제다. 개인 방송 간 경쟁 심화로 재미와 자극을 추구하는 방송이 늘면서 이 같은 문제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 쇼핑은 개인 방송 간의 경쟁이 아니다. 거대 라이브커머스나 TV홈쇼핑 등과의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이미 TV홈쇼핑은 유튜브 쇼핑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한때 커머스 시장의 절대강자였지만 TV 시청자 수는 줄어들고, 방송 매출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사업다각화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현실이 됐다.
유튜브 쇼핑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실제 구매 효과와 수익성은 검증되지 않았으며, 업계나 소비자에 미칠 영향도 미지수다. 그러나 유튜브는 우리나라에서만 한 달에 4천만 명 이상이 이용한다. 그 규모에 주목해야 한다. 어쩌다 시작은 우리나라였지만 이 서비스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유튜브 쇼핑은 개인 방송이나 1인 크리에이터 유튜버에게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 유튜브와 카페 24도 ‘100만 크리에이터 커머스 성공’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이익에 눈이 멀어 유튜버 스스로 이미지를 지키지 못하고 신뢰를 잃는다면 ‘100만 크리에이터’의 꿈은 요원해진다. 유튜브 쇼핑은 대형 라이브커머스나 TV홈쇼핑과 같은 거대기업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유튜브 쇼핑이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를 기대한다. 이 도전적인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지속적인 노력과 소비자의 높은 신뢰가 필수다. 그 열쇠는 유튜버 당신이 쥐고 있다. 앞으로 유튜브 쇼핑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지, 기대와 함께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