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건설·요식업 불경기…광주 ‘고용 한파’ 매섭다 작년 1-11월 구인 인원 전년比 21%↓…전국 최대 감소율 비경제활동인구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구직 6.8% 증가 전국 16개 시·도 중 광주시만 ‘일손보다 일자리 부족 심화’ 양시원 기자

2024년 01월 16일(화) 19:58

사진=연합뉴스

‘대유위니아 사태’, ‘한국건설 유동성 위기’ 등 지역 주축 산업인 제조·건설업은 물론, 불경기로 인해 요식업까지 침체되면서 광주 고용시장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물가 상승 등의 여파로 취업 전선에 뛰어든 사람들은 늘었으나 내수·수출 부진 등으로 산업체에서 고용을 대폭 감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광주지역 구인 인원 수는 4천43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감소율(-16.4%)을 크게 웃돌 뿐만 아니라 17개 시·도 가운데 최대 감소율이다.

1-11월로 놓고 봐도 광주 구인 인원은 4만9천657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6만3천146명)보다 21.3% 줄어들며 전국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구인 인원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으로 구직에 뛰어든 사람들은 증가했다. 그동안 육아·가사 등을 이유로 경제 활동을 중단했던 지역 비경제활동인구가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가계 재정이 악화되자 대거 구인으로 노선을 전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광주의 비경제활동인구는 49만1천명으로 1년 전(50만7천명) 대비 3.2%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17개 시·도 중 전북(-3.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감소율이다. 이 감소 폭은 지수가 동일했던 2014년(-3.2%)를 제외하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크다.

육아(-7천명·-22.9%), 가사(-4천명·-2.1%) 목적 비경제활동인구 감소 폭이 컸다. 특히 육아 목적 비경제활동인구 감소율은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찍었다.

광주 기혼 여성(15-54세) 가운데 미취업 여성이 2만명(-19.6%), 경력단절여성도 1만명(-22.0%)이나 줄었다. 이 역시 같은 기간 전국 최대 감소율이다.

이처럼 비경제활동인구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1-11월 광주의 구직 건수는 12만6천496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1만8천336건) 대비 6.8% 늘었다.

구인 인원은 감소하고 구직 건수는 증가하면서 취업 건수도 줄었다. 지난해 1-11월 광주 취업 건수는 4만3천728건으로 집계돼 1년 전 같은 기간(4만4천419건) 대비 1.5% 감소했다. 단순 산술 시 구직에 뛰어든 12만6천496건 가운데 8만2천768건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셈이다.

구직 건수가 구인 인원을 3배 가까이 상회함에 따라 재취업 활동 기간이 길어지면서 실업 급여를 받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1월 광주 실업급여 지급자 수는 19만1천543명으로 전년 동기(18만5천785명) 대비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실업급여 지급 건수(20만5천397건→20만9천243건)와 실업급여 지급액(2천912억5천900만원→3천36억5천300만원)도 각각 1.8%, 4.2% 늘었다.

광주의 일자리 부족 문제는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지역 노동시장 수급 상황 평가’ 보고서에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방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고용행정통계의 구직 대비 구인배율을 활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노동시장 긴장도(실업자 수 대비 빈 일자리 수 비율)는 전국 16개 광역지자체 중 광주를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팬데믹 직전(2019년 3분기)보다 일제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긴장도는 인력 수급의 양적 지표다. 긴장도가 높을수록 노동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인력난이 심화됐다는 뜻이다. 즉, 일손이 부족한 타 시·도와 달리 광주는 유일하게 일손보다 일자리가 부족했다는 의미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