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노역’ 허재호 전 회장 공소시효 정지…귀국 시 수사 경찰, 횡령·배임사건 재수사 결론…지명 통보 등 신병 확보책 추진 안재영 기자

2024년 01월 17일(수) 20:29

일당 5억원 ‘황제 노역’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허재호(81)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횡령·배임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일부 혐의에 대해 처벌이 가능하다고 판단,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소환 조사를 하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허씨의 혐의 중 일부를 불송치 결정했는데, 해외 체류 기간을 따져보면 공소시효가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광주지방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허씨는 사실혼 부인, 사위, 친척 등 다수의 피의자와 함께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돼 경찰 수사를 받았는데, 일부는 공소시효가 만료됐고 나머지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보여 ‘불송치’ 결정됐다.

그러나 지난해 검찰이 “허씨가 2015년 8월3일부터 뉴질랜드에 머물러 공소시효가 정지됐다고 볼 수 있다”며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광주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허씨가 대주그룹에서 100억여원을 빼내 골프장인 전남 담양CC에 넘긴 것은 공소시효가 남아 처벌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에 경찰은 뉴질랜드에 체류 중인 허씨에 대한 공소시효 유지를 위해 일단 ‘수사 중지’ 조치했으며, 귀국 즉시 소환조사할 수 있도록 공항에서 경찰 소환 통보를 하는 절차인 ‘지명 통보’도 신청할 계획이다.

다른 혐의로 고발됐던 허씨의 가족들에 대한 공소시효는 대부분 만료됐거나 이미 수사를 받은 것으로 봤다.

한편 경찰은 분양대금 피해자 40명이 대주건설 관계사와 공범들을 추가 고소한 사건도 배당받아 수사하고 있다.

피해자 측 대표는 “대주그룹 관련 사건을 일관된 하나의 죄(포괄일죄)로 보면 허씨뿐만 아니라 공범인 가족들에 대한 공소시효도 남아있다”며 “부실 수사한 경찰을 직권남용 등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허씨는 사실혼 부인 등 3명의 명의로 보유한 대한화재해상보험 주식 매각 과정에서 양도소득세 5억여원과 차명 주식 배당금의 종합소득세 650여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해당 재판은 허씨가 건강상 이유와 코로나19 상황 등을 이유로 불출석하면서 2019년 기소된 이후 장기간 공전하고 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