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4년 만에 승소 정신영 할머니 “일본, 미안하단 말 한마디만 했으면…” 안재영 기자 |
| 2024년 01월 18일(목) 20: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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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민사13부(임태혁 부장판사)는 18일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정 할머니 등 4명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미쓰비시 측에 정 할머니와 다른 원고 한 명에게 각각 위자료 1억원을, 다른 원고 2명에겐 1천666만6천666원과 1천818만1천818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원고 측의 소송비용 청구 등은 기각됐다.
앞선 재판에서 정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한 노령의 나이에도 불구, 직접 법정에 나서 미쓰비시의 만행을 증언했다.
1944년 5월 나주에서 강제 징용된 정 할머니는 일본 아이치현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에서 약 17개월 동안 강제로 페인트 보조 작업 등을 했다.
노동의 대가로 제대로 된 식사는 커녕, 과자값도 안되는 월급으로 생계를 이어온 정 할머니는 광복 후 고향에 돌아왔다.
가족들의 장래 걱정에 징용 피해 사실을 한동안 털어놓지 못했던 정 할머니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의 도움으로 진행됐던 일제강제동원피해자 1차 집단 소송 이후 지난 2020년 미쓰비시 측에 다른 원고 3명과 함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미쓰비시 측의 불출석과 뒤늦은 법률 대리인 선임 등에 재판은 수년간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그 사이 일본 후생연금(노동자 연금보험)은 정 할머니에게 탈퇴 수당으로 ‘931원’을 지급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날 선고 이후 정 할머니는 법정을 나와 눈물을 흘리며 “힘써주신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할머니는 “일본이 대한민국 소녀들을 데려가 고생 많이 시킨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 한마디 해줬으면 좋겠다”며 “과거에는 일본이 전쟁을 치르느라 배고프고 곤란해 못했더라도, 이제는 부흥해 잘살고 있는 만큼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만 해주면 고맙겠다”고 호소했다.
소송을 맡았던 송우철 변호사는 “그간 할머님과 다른 유족분들 모두 고생 많으셨다”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다만, 여태까지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측의 행보를 보면 항소가 예상돼 법적 다툼은 이어질 전망이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아직도 과거에 갇혀 있는 일본은 한국 사법부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일본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라면 미쓰비시가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한국 사법부 판결을 따르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