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이스피싱 수거책 ‘1·2심 무죄’ 불복 대법원 상고 제기…“형사상고심의위원회 의결 존중” 안재영 기자

2024년 01월 22일(월) 20:13

검찰이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50대에게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한 데 불복해 대법원 상고를 제기했다.

광주지검은 22일 사기,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주민등록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1심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A(50)씨에 대한 형사상고심의위원회 결과 상고 제기가 의결돼 진행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3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 전북 전주에서 저금리 대환대출 수법에 속은 피해자에게 은행원인 척 행세하며 현금 700만원을 편취한 뒤 655만원을 범죄단체에 무통장 송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의 행위가 통상적인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에 해당한다고 판단, 기소했으나 지난 17일 광주지법 형사3부(부장판사 김성흠)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 모두 “부실채권 추심 일로 알고 있었다”는 A씨의 주장을 인정했다.

또 A씨가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실명을 밝힌 점, 범행 다음날 친동생으로부터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말을 듣고 자수한 점, 경찰에 관련 내용을 모두 제출한 점 등도 무죄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광주지검 형사상고심의위원회는 A씨가 피해자로부터 수거한 현금을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송금할 때 타인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의 인적사항을 도용한 점, 업무 난이도에 비해 과도한 수당이 지급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무죄’ 판단은 법리상 부당한 점이 있다고 봤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상고심의위원회의 의결을 존중해 상고를 제기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검찰은 투명하고 신중한 상고권 행사를 위해 외부 위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보이스피싱 등 서민생활침해사범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