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위한 다양성 교육 / 조영서

2024년 01월 24일(수) 20:27

조영서 주월초등학교 교사

“의대 애들은 큰 항아리 여섯 개에 든 물을 먹어 치우면 되는데, 넌 지금 태평양에 들어가서 뭘 잡아야 할 줄도 모르면서 자맥질하고 있는 거 아니니?”

“항아리 물 퍼먹는 것보다 자맥질이 재미는 훨씬 더 있다.”

얼마 전 TV쇼에 출연한 수능 최초 만점자 오승은 씨가 밝힌 MIT 유학길의 후일담이다. 그녀는 1998년 수능 당시, 만점자라는 타이틀로 온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당연히 의대를 진학할 것으로 생각했던 세간의 기대와는 달리, 그녀는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물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물리학과에 진학했다. 서울대를 조기졸업한 후 유학길에 오른 그녀는 현재도 끊임없이 연구에 매진하며 과학자로서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꾸준하게 해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교사로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꿈이 없어요.”

“좋아하는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고, 그냥 잘 모르겠어요.”

반면, 교실에서 아이들과 꿈에 관해 이야기할 때 듣는 대답은 필자를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왜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것일까? 정말로 아무 꿈도 꾸고 있지 않는걸까?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을 더 깊게 바라보게 만들고,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긍정하도록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질문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위해, 광주의 학교와 교사들은 지난 1년간 최대한 다양한 주제와 분야로 ‘다양성 교육’을 교육현장에 적용해 보았다. 모두는 모두의 각기 다른 성격과 특징과 재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자신에 대한 이해를 키우는 ‘영감’의 순간도 각기 제각각일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열심히 공부하며 발표도 하고 토론도 했다. 체육대회에서 땀 흘리고 목청껏 소리 높여 노래도 불렀고 악기도 연주했다. 새롭고 신기한 주제로 과학 부스를 체험하고 축제 무대에 올라가서 끼와 재능을 뽐내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는 동안 우리 아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다.

특히 학습에는 특별히 흥미가 없던 아이가 AI 소프트웨어 교육을 경험한 후, 다른 교과와 코딩교육을 접목해 성취도를 높이면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해당 분야의 기능을 신장시키면서 학습에 흥미를 가지게 된 사례는 굉장히 인상 깊었다.

이처럼, 아이들의 성장과 꿈을 위한 다양성 교육이 더욱 활발하게 학교 현장에서 실현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먼저,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스타일과 환경을 고려한 수업 설계다.

글쓰기 학습이 어려운 학생은 매일 한 문장 쓰기부터 접근해 점차 발전할 수 있도록 하고, 교과 학습에 관심이 없는 학생은 K-POP, 웹툰과 같은 학생의 다양한 관심사와 주제를 학습과 연결시켜 각기 다른 스타일로 수업과 교육활동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다음으로 교사는 아이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포용적인 교실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아이들이 저마다 가진 환경, 능력, 성격 등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흥미와 관심, 고민 등을 이야기 나누고 서로 격려하며 수업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면 아이들은 긍정적 자아를 형성하고 자신감을 갖게 되며 무슨 일이든 노력하고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로 미래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다양성에 기반을 둔 수업이다. 교사는 AI에듀테크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면 아이들은 스마트기기를 학습의 도구로 사용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또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온라인 협업활동 등을 실시하며 실시간으로 복합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경험도 하게 해야 한다. 이를 수업에서 꾸준하게 적용하면 아이들은 학습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더 나은 산출물을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게 되고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교육 방법을 적용한 수업이 요구된다. 교사는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새로운 시각을 갖도록 해주고, 수업 주제에 맞게 프로젝트·문제해결·토론·질문 학습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사고를 넓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주제 뿐만 아니라, 아이들 각각에게도 잘 맞는 수업방식이 있으므로 교사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도 개별 학급에 가장 알맞은 수업 방식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 역시 그중에서 가장 본인에게 적합한 학습 방법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자신의 꿈과 목표를 발견하고, 이를 이루고자 하는 태도를 지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의 본질은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다. 교사는 잘 가르치고 학생은 잘 배워서 다양한 빛깔을 가진 아이들이 아름다운 꿈을 그리고, 그 꿈을 실현시켜 나아가도록 지원해야 한다. 꿈을 위한 다양성 교육은 아이들이 더욱 풍부한 시각과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아이들의 꿈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항아리의 물을 마시는 것보다는, 드넓은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이 훨씬 재밌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