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폄훼’ 인천시의회 의장 불신임안 ‘가결’ 개원 이래 첫 의장직 상실…의원 신분은 유지 재단·유족회 등 “인천시의회 중대 결단 환영” 주성학 기자·연합뉴스

2024년 01월 24일(수) 20:41

'5·18 폄훼' 논란을 빚은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의 불신임안이 24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9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18민주화운동 왜곡·폄훼 관련 인쇄물을 동료 의원에 배포해 논란을 빚은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의장직을 상실했다.

인천시의회는 24일 본회의를 열어 시의원 18명이 공동 발의한 ‘허식 의장 불신임안’을 의결했다.

본회의 진행은 허 의장을 대신해 이봉락 제1부의장이 맡았으며 투표 결과, 찬성 24표, 반대 7표, 기권 2표로 불신임안이 통과돼 허 의장은 의장직을 잃게 됐다.

인천시의회는 현재 전체 40석 중 국민의힘 25석, 민주당 14석, 무소속 1석(허식 의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1991년 초대 시의회 개원 이후 불신임안 의결로 의장이 강제로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인천시의회는 전날 허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었지만 본회의 진행을 맡은 허 의장이 해당 안건 상정을 거부, 처리가 불발되기도 했다.

앞서 허 의장은 지난 2일 ‘5·18 특별판’이란 인쇄물을 동료 의원 40명에게 나눠 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해당 인쇄물에는 ‘5·18은 DJ 세력·북한이 주도한 내란’, ‘5·18 조사위 北 개입설 은폐’ 등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허 의장은 5·18 폄훼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징계를 논의할 국민의힘 인천시당 윤리위원회 개최가 예고되자 지난 7일 탈당했다.

탈당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소속 인천시의원들은 허 의장의 행위가 지방자치법상 지방의원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고 역사를 왜곡해 의회의 위상을 크게 실추시켰다며 불신임안을 발의, 의장직 자진 사퇴를 요구해왔다.

5·18기념재단 등 광주지역 오월 기관·단체에서도 허 의장의 의장직 사퇴 및 제명 등을 촉구해 왔다.

허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 가결과 관련, 5·18기념재단과 5·18민주유공자유족회는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5·18기념재단은 “5·18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인천시의회의 적극적인 대응과 중대한 정치적 결단을 통해 이뤄진 의장직 박탈을 환영한다”며 “5·18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 근절과 잘못된 인식이 만연하지 않도록 재단도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는 “5·18 왜곡·비방 행위에 대한 신속하고 단호한 대처를 한 인천 지역사회에 경의를 표한다”며 “5·18민주화운동 폄훼 근절에 적극 대응하고 오월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주성학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