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수십년째 탁상행정 지속 ‘도마 위’ 건축물 승낙 과정서 공·사유지 구분 못해 해프닝 속출 특혜 시비도 일어…주민들 “문제점 파악 후 재판단을” 이옥근 기자

2024년 01월 24일(수) 20:41

광주 광산구가 공유지와 사유지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해 각종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광산구 송정동 행정복지센터 앞 일방로 이면도로.

광주 광산구가 이면도로에 개인 건축물 신고를 승낙해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눈총을 사고 있다. 이는 해당 구청이 공유지와 사유지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해 벌어진 상황으로 대표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광산구의 이같은 탁상행정은 수십년째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집단민원 제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4일 광산구에 따르면 송정동 행정복지센터 앞 일방로 이면도로는 1970-1980년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해당 구청이 이곳 이면도로에 포함된 공유지와 바로 인접해 있는 사유지 구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각종 해프닝이 속출하고 있다.

사유지를 공유지로 판단, 무단점용해 자전거 도로를 개설했는가 하면 하수관을 설치하는 등 수십년째 개인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4월 A씨가 이곳과 인접한 곳에 주택 건축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공유지가 포함됐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재 없이 승낙해 줘 특혜시비 논란이 일고 있다.

인근 한 주민은 “A씨가 신청한 주택 건축지에 대해 광산구가 현장 방문 등을 했더라면 이같은 오류는 차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A씨가 본인 소유 토지 77㎡에 대해 건축물 신축을 광산구에 신청한 후, 지적측량 과정에서 구청의 잘못된 행정이 드러났다.

지적측량 결과, A씨 사유지 측량경계선에 자전거 도로가 개설돼 있고 하수관까지 매설됐다는 점이 확인됐다.

하지만 A씨는 건축물 착공시기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건축 면적을 축소, 신축을 재차 신청하면서 지난 11일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을 지켜본 인근 주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광산구가 건축 승낙을 성급히 하기보다 이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주민 B씨는 “이번 논란은 애당초 광산구의 탁상행정에서 비롯됐다”며 “건축 승낙을 취소하고 이곳 이면도로가 안고 있는 각종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해 대책을 마련한 후 건축 승낙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산구 관계자는 “설계도상 건폐율·용적률이 부합하면 확인 후 건축 신고가 가능하고 신축 시 100㎥ 이하일 때는 건설산업기본법상 허가가 아닌 신고 절차를 밟으면 된다”며 “다만 사유지 무단점용에 대한 보상과 하수관 이설에 대해서는 조속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옥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