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 / 오주섭 |
| 2024년 01월 25일(목) 2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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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역할 다했는지 진지하게 반성해야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5월29일, 국회 개원 50주년 기념식에서 “민주주의의 꽃은 의회민주주의입니다. 국회는 나랏일을 논의하는 토론장이자,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는 회의장이 되어야 합니다. 국회는 그런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다해 왔는지 항상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국회는 스스로의 개혁에 주저해서는 안됩니다. 국회는 정치개혁과 나라 안정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 과제를 충실히 수행할 때 국회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22대 총선을 불과 80여 일 앞두고 있는 지금 21대 국회는 과연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했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선거제도 개혁은 커녕 선거 1년 전에 확정해야 할 선거구 획정조차하지 못하는 국회. 민생을 돌보기 보다 정쟁에 날을 샌 무능하고, 존재의 이유를 알기 어려운 국회였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이명박 정부와 윤석열 정부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와 14년 후인 2022년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어쩌면 이리도 같은 행태를 반복하는지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이명박 정부 때 민주정부인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공들여 쌓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불과 1년여 만에 무너뜨렸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도 출범하자마자, 국민들이 독재정권과 수십 년 동안 싸워 목숨 바쳐 쟁취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대표적으로 대통령이 거부권을 계속 행사하며 무너뜨리고 있다.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순간 그 효능감을 상실한다. 서로의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를 하지 않고, 극단적 진영 논리에 갇히는 순간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정치가 아니라 정쟁(政爭)만 유발하게 되고, 권력을 잡은 후엔 복수혈전(復讐血戰)만 난무하게 된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성문화(成文化)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키는 것
우리 국민들은 수십 년 동안 독재정권과 피를 흘리며 싸워 스스로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국민의 정부인 김대중 정부와 참여정부인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들의 삶, 후세대를 위해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뼈저리게 경험했다. 따라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성문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문화된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쟁취한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하라고 국회가 있고, 국회의원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22대 총선이 더욱 중요하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법철학자인 액튼 경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의 의미는 법을 제정하는 입법부, 만들어진 법에 따라 심판하는 사법부, 나라의 일을 주관하는 행정부 등이 고유의 기능에 따라 견제하고 감시하지 않으면 권력은 사유화되고 부패하기 쉽다는 말이다.
국민과의 소통은 번지르르한 말뿐이고, 야당과는 소통을 거부한 채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는 절대 권력에 국민들은 등을 돌릴 것이고, 결국 윤석열 정권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다.
피를 흘리며 자신의 목숨을 내던져가면서 쟁취한 민주주의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경험한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역사가 후퇴하는 것을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절대 권력의 상징인 ‘완장’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말 뿐이 아닌 실천 가능한 정책을 통해 국민 그리고 야당과 소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