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의원들, 도 넘은 ‘특정 후보 줄서기’ 빈축 ●제22대 총선 D-70 지지 선언에 일부 현직 시의원 대놓고 ‘선거 운동’ 2년 뒤 지방선거 염두 캠프 활동 사활…의정 ‘뒷전’ 박선강 기자

2024년 01월 30일(화) 20:29

사진=아이클릭아트

오는 4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지역 지방의원의 줄서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정 예비후보들을 위한 캠프 활동에 사활을 걸면서 정작 지역 주민을 위한 의정활동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의 경우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상황이 매 선거마다 반복되면서 지방의원들이 2년 후 지방선거 때 사실상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의 눈에 들기 위해 ‘충성’ 모드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내년 총선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광주 8개 선거구 곳곳에서 지방의원들의 ‘줄서기’가 이어지고 있다.

서구을 지역구에 출마하기로 한 김광진 예비후보는 이날 광주 서구을 지역구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한 것과 관련, ‘민주당 중앙당은 서구민의 민심을 존중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서구민의 정치적 의사 결정을 존중하고 민심을 받들어 중앙당에 ‘서구민의 선택권 보장’과 ‘경선원칙 고수’를 요구한다는 내용으로 15명의 서구지역 전·현직 시·구의원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 24일엔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열린 김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 현장에 전·현직 광주시의원과 구의원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일찌감치 공동 선대위원장에 임명된 초선 A시의원의 경우 김 예비후보에 대한 적극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나이도 젊은 초선의원이 벌써부터 줄을 서느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B시의원은 SNS를 통해 총선 관련 여론조사에 자신의 지역위원장(국회의원)을 지지해 달라는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일찌감치 특정 예비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한 재선의 C구의원은 각종 행사장 등에 앞장서 수행 역할을 도맡고 있는 모습까지 SNS 등을 통해 포착됐다.

이 밖에도 대부분의 현직 시·구의원들도 정치적 셈법을 통해 지지 후보를 결정한 뒤 총선 캠프로 출근하고 있을 정도로 특정 후보를 위한 선거 운동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지방의원들이 특정 후보자를 위한 선거 캠프 활동에 주력하는 이유는 총선 후보 공천 과정에서 조직력을 확보하고 세를 과시하려는 후보자와 향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지방의원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실제 지방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지방선거를 치른지 채 2년이 되지 않아 밑바닥 민심을 잘 알고 있고, 권리당원을 포함한 상당수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지지하는 후보가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지역위원장을 맡는다는 점에서 2년여 뒤 실시되는 지방선거 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이 지방의원들의 총선 캠프행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의원들이 지역민을 위한 정치보단, 자신의 정치적 이득에 우선한 정치적 처신에 골몰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총선 때만 되면 지방의원들은 오로지 자신의 유불리를 판단해 총선 후보들의 선거운동원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시대가 변한 만큼 출마자 역시 세 과시 보단 지역을 위한 정책과 공약으로 승부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