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브로커가 檢 수사기밀 알려줬다” 가상자산 투자사기범, 검찰 수사관 재판서 증언 안재영 기자

2024년 01월 30일(화) 20:29

‘사건 브로커’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고 가상자산 투자사기범의 수사 편의를 봐준 혐의로 기소된 검찰 수사관의 재판에서 압수수색 날짜 등 ‘수사 기밀’이 유출됐고 이 덕에 관련 자료를 미리 폐기할 수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30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광주지검 목포지청 수사관 심모(57·구속기소)씨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어 증인신문을 했다. 심씨는 ‘사건 브로커’ 성모(63·구속기소)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가상자산 투자사기범 탁모(45·구속기소)씨에 대한 법률 상담과 진술서 작성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날 증인으로 탁씨와 그 동생이 나섰다. 탁씨는 지난 2020년 심씨가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를 미리 보며 불리한 내용들을 수정해줬다고 주장했다. 이 대가로 탁씨는 성씨에게 2천만원을 줬는데, 일부는 심씨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성씨가 탁씨를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 날짜 등 검찰 수사 기밀을 미리 알아 사전에 알려줬고 그 덕에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 자료 등을 미리 폐기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탁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검찰은 심씨가 다른 검찰 관계자를 통해 관련 내용을 파악했고 성씨에게 알려준 것으로 보고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그러나 심씨 측 변호인은 “진술서를 수정해 준 것이 아니라 편집만 도와준 것”이라며 “수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광주지검 수사관은 사실 사건 담당이 아니었다”고 검찰의 공소 사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취지의 변론을 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