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이틀 된 영아 유기 친모 “생존 가능성” 주장 검찰, 징역 10년 구형…변호인 “증거 없고 진술 신뢰성 낮아” 안재영 기자

2024년 01월 31일(수) 20:13

수년 전 낳은 지 이틀 된 영아를 유기하는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30대 친모 측이 검찰의 중형 구형에 ‘자녀의 생존 가능성’을 주장했다.

31일 광주지법 형사11부(고상영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37·여)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 2017년 2월 생후 이틀 된 친자녀를 질식사 시켜 죽인 뒤 길거리에 있던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는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덜미가 잡힌 A씨는 아이의 행방을 묻는 수사기관의 추궁에 아이 살해 및 시체 유기 등을 진술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 “미혼모 상태에서 아이를 가졌다는 주변의 시선과 가족의 질책을 우려해 임신 사실을 숨기려 했다”고도 밝혔다.

이러한 진술을 바탕으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A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 사실은 피고인의 진술을 바탕으로만 도출된 것이지 이를 증명할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A씨는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변호인으로서 이 사건은 6년 전에 발생했고, A씨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이나 신빙성이 낮고 피해 아동의 사망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없는 등 진술을 보강할 다른 증거가 전무한 점을 살펴봐 주길 바란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어 “A씨는 조사 당시 자녀의 행방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계속되는 연락으로 인해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얻은 세 아이를 모두 유산하게 됐다”며 “이후 수사기관이 추궁하는 방향에 맞춰 수차례 진술을 번복했으나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술한 부분도 뒤늦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접견 당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A씨가 산후 정신병이나 유산 이후 망상 등을 경험했을 가능성과 아이가 유기됐더라도 누군가에게 구조돼 생존했을 가능성 등 ‘합리적 의심’을 거두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오는 14일 A씨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