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둔화세 불구 과일 가격 ‘천정부지’ ●호남통계청 ‘1월 광주·전남 소비자물가동향’ 전년比 3.1% 상승률 기록…석달째 둔화 양상 사과 51%·배 40% 등 전남 과실 물가 33% ‘껑충’ 양시원 기자

2024년 02월 04일(일) 19:28

사진=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둔화하며 완만한 흐름을 보이는 데 반해 사과·배·감 등 성수품 가격이 설 명절을 앞두고 널뛰기를 하며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고 있다.

4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월 광주·전남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 소비자물가지수는 113.45(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상승률을 보였다. 광주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9%를 찍은 이후 같은 해 11·12월(3.5%)에 이어 지난달까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남도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3.1%를 기록, 지난해 11월(3.4%), 12월(3.3%)에 이어 석 달째 둔화세를 보였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광주 3.1%, 전남 3.2% 각각 상승했다. 광주·전남 모두 지난해 10월 4.3%를 기록한 이후 석 달 연속 둔화하는 흐름이다.

물가 둔화에는 지속해서 가격 하락세를 이어갔던 석유류의 기여도가 컸다. 지난달 광주·전남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8%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22%포인트(p), 0.31%p 떨어뜨렸다.

반면, 전년 동월 대비 15.1%·17.6% 오른 농산물이 전체 물가를 0.58%p·0.87%p나 끌어올렸다.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았던 축산물(광주 0.05%p·전남 -0.04%p)과 수산물(0.00%p·0.06%p) 물가의 기여도는 미미했다.

이처럼 치솟은 농산물 영향에 광주·전남 신선식품지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2.4%·14.9% 올랐다. 특히 신선과실 물가는 광주가 26.7%, 전남은 무려 32.7%나 증가했다. 전체 물가 상승률을 8-10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성수품인 사과(광주 46.0%·전남 50.6%)와 배(68.3%·39.9%)는 물론, 대체재로 꼽히는 귤(48.2%·53.1%), 단감(19.5%·49.3%) 물가가 일제히 치솟았다. 이밖에도 신선과실 물가를 구성하는 전체 18개 품목 중 광주는 13개 품목이, 전남은 12개 품목이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신선채소 물가도 배추(24.4%·26.4%), 오이(14.3%·11.6%), 파(24.0%·44.3%) 등 일부 채소 가격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광주가 5.7%, 전남이 9.5% 상승률을 보이며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그나마 수산물 물가는 광주 0.4%, 전남 2.6% 상승하는 데 그치고, 축산물 물가도 돼지고기(-1.8%·-5.8%), 닭고기(-8.8%·-1.4%) 등의 가격 하락에 각각 2.0%·1.4% 감소하며 대체로 안정세를 보였다.

한편, 정부는 농축산물 할인 지원을 위해 역대 최대 수준인 590억원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할인지원 수요가 높은 점을 고려해 지난 2일 예산 100억원을 추가 배정하기로 결정, 할인율을 최대 4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