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장기화 땐 광주·전남 피해 불가피” 작년 기준 전체 수출 중 피해 영향권 유럽 15% 차지 전체 수입 중 중동산 비중 38%…원유는 무려 70% 양시원 기자

2024년 02월 06일(화) 19:56

사진=연합뉴스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위협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수출업계가 치솟은 해상 운송 비용에 고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동 리스크 장기화 시 항공 운송이 어려운 중화학제품이 주요 수출품인 광주·전남에도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광주·전남 전체 수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14.9%다. 유럽은 홍해 사태로 직접적인 영향을 입을 수 있는 피해 가시권에 든다. 유럽 주요 품목별 수출은 ▲철강판(20.5%) ▲합성수지(19.4%) ▲선박(17.0%) ▲석유제품(8.7%) 등의 순이었다.

또 다른 피해 영향권인 북미와 중동이 전체 지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15.7%·2.5%로 집계됐다. 대륙권별 수출품 비중은 북미가 ▲자동차(49.3%) ▲석유제품(12.5%) ▲냉장고(8.1%) 순으로, 중동은 ▲자동차(20.4%) ▲합성수지(19.3%) 순으로 조사됐다.

수입의 경우 중동이 아시아(25.7%), 북미(15.3%) 등을 제치고 광주·전남 전체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인 38.4%를 차지했다. 특히 지역 원유 수입의 69.8%가 중동산으로 조사됐다. 전남 수출 1등 품목이 석유제품이라는 점에서 향후 중동 리스크 장기화 시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 제품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까지 직접적인 수출입 피해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열린 비상대책반 점검회의 결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품 선적 및 에너지 도입은 정상 진행 중이라 밝혔다.

그러나 수출입 물류 전반에 걸쳐 운임 상승, 운임지연, 선복 부족 등 간접적인 물류 피해는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본부에서 전국 수출입기업 11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74.6%가 물류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애로 사항으로는 운임 인상(44.3%)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운송 지연(24.1%) ▲선복 확보 어려움(20.2%) ▲컨테이너 확보 어려움(11.4%) 등 순이었다.

홍해-수에즈 운하 항로는 글로벌 해상 교역의 11%를 차지하는 주요 항로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후티의 홍해 위협으로 인해 주요 해운사들은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항로를 피하고 있다. 선박들이 아프리카 대륙을 따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을 경유하는 항로를 이용하면 운송 시간이 기존보다 평균 10일 이상이 더 소요된다.

이동원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장은 “현재까지 중동 리스크로 인해 직접적인 수출입 피해는 제한적이지만 우리 기업들의 물류 애로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역협회는 정부와 협력해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물류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