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취약지 전남 어쩌나…” 국립의대 신설 확정 무산 ●정부, ‘의대 정원 2천명 증원’ 발표 2025학년 대입부터 시행 총정원 5천58명으로 확대 비수도권 의대 지역인재 전형 60% 이상 추진키로 복지부 “지역 의대 신설은 검토” 배제 우려 여전 김영록 지사 “신설 조만간 확정해달라” 재차 촉구 김재정 기자

2024년 02월 06일(화) 20:34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천명 확대키로 한 가운데 전남도민의 30년 숙원인 ‘전남권 국립의과대학 신설’이 증원 계획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무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역 의대 신설 방안을 계속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전남도가 건의하고 있는 ‘2026학년도-2027학년도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 정원 100명 이상 반영’이 추가로 채택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적지 않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어 2025학년도 입시 의대 입학 정원 증원 규모를 2천명으로 확정, 발표했다. 의대 정원 증원분은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집중 배정된다.

복지부는 2천명 늘린 정원을 5년 이상 유지할 방침이다. 2025학년도 의대 입학생의 경우 2031년 의대를 졸업해 의사가 되는데 이때부터 매년 2천명씩 의사를 배출,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구상이다. 늘어난 정원은 지방 의료를 강화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위해 현재 40% 이상인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6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 그러나 이 같은 복지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의료취약지 전남도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줄기차게 건의해온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이 정원 증원 계획에서 누락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건복지부는 이날 “지역 의대 신설 방안을 계속 검토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일정이나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전남도는 지역·대학별 증원 규모가 오는 4월께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시기를 전후해 의대 신설 방안 반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의대 정원 증원에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조만간 전남권 의대 신설을 확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김 지사는 환영문을 통해 “이번 정원 확대는 지역의 의료 여건을 크게 개선하고 의사 수가 부족한 전남의 병·의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의료계도 대승적 차원에서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는 정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적극 협력해 국민 건강을 지켜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김 지사는 “의대가 없는 전남에도 도민 건강을 지킬 거점 의과대학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역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도록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신설도 적극 검토해 조만간 확정해 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전남도의회도 입장문을 통해 “지역 의대 신설이 명시되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일부 의대 증원 만으로는 전남도민의 평등한 의료기본권을 담보할 수 없다”고 전남권 의대 신설을 요구했다.

한편, 전남도는 최근 단일 공동 의대 설립에 합의한 목포대·순천대에 전남권 국립의대를 신설하고, 2026학년도 또는 2027학년도에 신설 정원을 반영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