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앞둔 전통시장 ‘활기’…고물가에 구매는 ‘머뭇’ 광주 서구 양동시장 명절 준비 발길 ‘북적’ 정은솔 기자 |
| 2024년 02월 06일(화) 20: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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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나흘 앞둔 6일 정오께 광주 서구 양동시장은 차례상 준비 등을 위해 장보기에 나선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날씨는 구름이 끼어 좀 흐렸지만 시장 안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장바구니를 든 채 생선·과일·건어물 등 제수용품을 사기 위해 시장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상인들은 매대를 살피는 손님을 한 명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얼마나 드릴까요?”라며 먼저 말을 건넸다.
홍어 무침 등을 먹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가게에서는 “먹어봐야 맛을 아니까 먹어봐요”라며 살갑게 손님을 맞았다.
한 홍어집 앞에 발길을 멈춘 박모(68·여)씨는 가격별로 포장된 홍어 무침을 한참 쳐다보다 가격을 물었다. 부피가 큰 것과 작은 것의 가격 차이는 5천원. 잠깐 고민하던 박씨는 작은 것을 고른 후 지갑을 꺼냈다.
홍어집을 운영하는 문모(70·여)씨는 “홍어 가격보다 홍어 무침에 들어가는 미나리 값이 크게 올랐다”며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이 사지를 않아서 1천500원 남길 것을 1천원만 남기고 팔고 있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설 대목이라는 말도 다 옛말”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날 양동시장에서는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해양수산부와 한국수산회가 지원하는 온누리 상품권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수산물 3만4천원 이상 구매 시 온누리 상품권 1만원을 받을 수 있었고 1인당 2만원까지 수령 가능했다.
상품권 행사 덕분인지 제수용 생선가게 앞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모(40·여)씨는 병어, 조기, 부세 등 생선을 몇 마리 골랐고 가격은 7만원을 훌쩍 넘겼다. 조씨는 “상품권 환급 행사를 하고 있어 7만원 어치를 구매했다”며 “요즘은 다들 힘든 상황이라 시장에서도 깎아 달라는 말을 잘 못하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인근 수산물 가게에서 참꼬막 1㎏을 구입한 손모(50대·여)씨는 “제사상에 꼬막을 안 올릴 수가 없어 구매했는데, 너무 비싸다”며 “자반은 지난해 5천원에서 1만원으로 두 배나 올랐다”고 울상을 지었다.
제사 문화가 간소화되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전집도 북적였다.
전집 사장 백모(50대·여)씨는 “최근 들어 매출이 올랐다”며 “요즘엔 주부들도 직접 전을 부치기보다 완제품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반면 과일 가게 앞은 한산했다. ‘사과 2개 만원’, ‘배 2개 만원’이라는 푯말을 지나칠 뿐 지갑을 여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상인 김모(50대·여)씨는 “맛이 덜해도 저렴한 과일이 잘 팔린다”며 “과일 가격이 지난해 보다 두 배 이상 올라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면 대개 가장 저렴한 상품을 구매한다”고 전했다.
쌈짓돈을 꺼내 과일 값을 계산한 장모(70·여)씨는 “아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1만원에 4개인 참외를 골랐다”며 “과일도 그렇고 모든 것들이 다 올라서 사는 게 참 팍팍하다”고 토로했다.
/정은솔 기자
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