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무대 오르는 일제 강제동원 고발 연극 ‘봉선화Ⅲ’

오랜 견딤·진한 울림…끝없는 절망을 채우다
24일 빛고을시민문화관…학생·교사 등 일본 나고야 시민 제작·출연

최명진 기자
2024년 02월 13일(화) 20:01
지난해 12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가해기업을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이같은 소송 결과에도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은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38년 동안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활동해온 일본 시민들이 펼치는 연극 공연이 광주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끈다.

광주문화재단과 일본 나고야 시민연극단이 준비한 연극 ‘봉선화Ⅲ’가 오는 24일 오후 3시 빛고을시민문화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연극 ‘봉선화’는 일제 조선 식민지 가해국인 일본 시민들이 강제동원과 인권유린의 역사를 규명하고 피해보상 등 38년여 간 인권회복 운동의 과정을 표현한 공연이다.

2003년 나고야에서 첫 공연을 무대에 올렸고 그로부터 20여년 지난 2022년 9월 두 번째 공연을 개최해 1천여명이 관람하는 등 일본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광주 공연은 ‘봉선화’ 세 번째 무대로, 지난해 3월 재단과의 업무협약 이후 1년여에 걸쳐 나고야 시민 배우들이 시간을 할애해 연습한 결과물이다.

당초 이번 공연은 지난해 가을께 추진 목표로 준비됐으나 시민 배우들이 중고교생부터 대학생, 회사원, 교직원, 변호사, 70대 고령층까지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가 참여하는 만큼 일본 연휴기간에 맞춰 올리게 됐다.

협력 기관으로는 1998년 양심적인 일본 시민들이 뜻을 모아 결성된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와 광주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참여한다.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는 1999년부터 20여년 간 광주의 양금덕 할머니 등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및 인권회복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다. 일본에서의 소송은 최고재판소 최종판결로 패소했지만 이들의 활동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2007년 7월부터 매주 금요일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 모여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기업을 향해 강제동원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금요행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2022년부터는 월 1회 금요행동으로 변경, 올해 2월 530번째를 넘겼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2009년 3월 설립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전신으로 2021년 4월 사단법인으로 새로 조직을 개편했다. 그동안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 진실을 규명해 피해자들의 권리구제와 명예회복 등 역사 정의 실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2018년, 2023년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의 대법원 승소 판결을 이끌었다.

김요성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직무대행은 “연극 ‘봉선화’를 기획·제작한 일본 시민단체, 시민배우들의 노력과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며 “한일 양국이 이번 광주공연 개최를 디딤돌 삼아 과거의 아픈 역사를 함께 치유하며 평화와 번영의 길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공연은 무료 진행되며, 관람 희망자는 오는 23일까지 구글폼(https://forms.gle/uF8bj39h9yjVN4Nu8) 또는 재단 홈페이지 봉선화 홍보물 등 큐알코드로 접속해 예약하면 된다. 500명 선착순 마감.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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