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시민공원 인공암벽장 한밤중에도 개방…사고 위험 多 체육시설 개정안 따라 운영시간 외 ‘접근 금지’ 필수 CCTV 등 제한조치 전무 속 ‘안전 의무 시민에’ 빈축 정은솔 기자

2024년 02월 13일(화) 20:15

광주 상무시민공원 내 인공암벽장이 운영시간이 지난 한밤중에도 개방돼 사고 위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

13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치평동 상무시민공원 내에 높이 15m, 폭 26m 등 총 1천162㎡ 규모의 ‘인공암벽장’을 국비 2억원, 시·구비 각 1억원 등 총 4억원을 들여 지난 2001년 6월4일 조성했다.

최소 95°에서 최대 130°까지 다양한 각도의 암벽 5면으로 구성된 인공암벽장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9시, 토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10시-오후 6시 사이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인공암벽장이 공공체육시설로 분류돼 체육시설업 신고 대상은 아니지만, 동일한 안전점검 항목 및 기준이 적용되면서 지난 2021년 6월9일 공포·시행된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 규칙 개정안’에 의거해 운영시간 외엔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해야 하나, 2년8개월이 넘는 현재까지 관련 조치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설 연휴 기간 수차례 오후 9시 이후 인공암벽장을 찾은 결과 어떠한 제지도 없이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었다.

또 암벽장 오른편에는 ‘시설 이용 시 발생하는 모든 안전사고의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곳곳에는 ‘CCTV 설치’, ‘24시간 연속 촬영·녹화 중’이라는 경고성 문구가 붙어 있었으나, 서구청에 문의해본 바 인공암벽장을 비추고 있는 CCTV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시설물 노후화 및 파손 등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낙상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다친 이용객은 보상은 커녕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관련 치평동 주민 박모(49)씨는 “늦은 밤 공원을 산책할 때 장난치듯 암벽장에 매달려 있는 아이들을 종종 본다”며 “운영 시간 중엔 모르겠지만, 열지 않을 땐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더욱이 이곳 암벽장의 이용객은 연평균 7천여명, 월평균 500여명으로 이용률이 꾸준한 만큼 지난 2022년 5월 전북 군산 한 실외 인공암벽장에서 60대 이용객이 추락사 한 것 같은 사고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관리 주체인 서구청은 인공암벽장 개장 후 현재까지 보험 처리가 필요한 큰 사고가 없었고, 부상자들이 대부분 본인 과실을 인정했다는 이유로 사고 실태 파악은 물론 예방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운영 시간 외에 차단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위탁 운영 중인 서구 체육회에서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관리하고 있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관계자는 “사고 위험에 대비해 운영시간 외에 시민들의 접근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을 빠른 시일 내에 설치하겠다”고 덧붙였다./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