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브로커’ 관련 인사 청탁자들, 첫 재판서 혐의 인정 ‘제삼자 뇌물교부·취득’ 혐의 현직 경찰·전달책 등 안재영 기자

2024년 02월 13일(화) 20:15

검찰의 ‘사건 브로커’ 후속 수사로 드러난 현직 경정 등 ‘인사 청탁’ 비위 관련자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7단독 전일호 부장판사는 제삼자뇌물교부 혐의로 구속기소된 A(56)경정과 제삼자뇌물취득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퇴직 경찰관 B(54·구속)씨, 사업가 C(49)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A 경정은 지난 2021년 당시 인사권자인 전남청장에게 전해 달라며 자신의 승진 청탁 명목의 현금 3천만원을 퇴직 경찰관 B씨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 경정이 건넨 승진 청탁 뇌물을 C씨에게, C씨는 다시 브로커 이모(66·구속기소)씨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관련, A 경정의 인사 청탁 연루 의혹을 받은 당시 전남청장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같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이날 A 경정과 B·C씨는 모두 인정한다는 취지의 답을 했다.

이에 검찰은 이 사건 피고인들과 연관이 있는 브로커 이씨의 재판을 병합 심리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냈으나 재판부는 우선 두 재판을 병행하기로 했다.

A 경정 등 3명에 대한 재판은 다음 달 19일 재개된다.

한편 검찰은 전직 경감 출신 인사 브로커인 이씨가 A 경정을 비롯, 전남경찰청의 ‘승진·전보’ 관련 인사 청탁 비위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21년 1월 ‘사건 브로커’ 성모(63·구속기소)씨를 두 차례 만나 경찰관 2명의 승진 청탁 명목으로 총 5천만원을 건네받아 당시 전남청장에게 전달한 혐의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다.

20여명을 추가 입건한 검찰 수사의 발단이 된 성씨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8월 사이 가상자산 투자사기범 탁모(45·구속기소)씨로부터 ‘수사 무마’ 등 명목의 금품 18억5천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