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브로커’ 수사 6개월여…인사 청탁 등 고리 확인 광주지검, 중간수사결과 발표…검·경 관계자 등 18명 재판행 현직 치안감도 기소…“‘지자체 연루’ 등 잔여 의혹 철저 규명” 안재영 기자

2024년 02월 14일(수) 20:35

사진=연합뉴스

검찰 및 경찰에 수사 무마와 인사 청탁을 한 이른바 ‘사건 브로커’ 수사가 6개월여 이뤄진 가운데 전·현직 검·경 관계자 15명 등 총 18명(구속 10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검·경 ‘수사·인사 청탁’ 고리 등을 확인했지만, ‘지자체 계약 비위·정치권 연루’ 등 의혹에 대한 규명은 아직인 만큼 후속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광주지검은 14일 ‘사건 브로커’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수사는 지난해 8월22일 가상자산 투자사기범 탁모(45)씨로부터 ‘수사 무마’ 등 명목의 금품 18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사건 브로커’ 성모(63)씨 등 2명을 구속기소 한 검찰이 같은 해 10월부터 서울·광주·전남경찰청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수사 무마’ 및 ‘인사 청탁’ 등 크게 두 가지로 수사 방향을 잡은 검찰은 연루자들을 조사한 뒤 혐의가 인정되는 이들을 입건했는데, 전남지방청장을 지낸 한 치안감은 입건 직후였던 지난해 11월 경기도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입건자 18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이어간 검찰은 이날까지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는 10명은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 상태로, 나머지 8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성씨를 포함한 ‘사건 브로커’ 수사로 재판에 넘겨진 18명 가운데 현직 검찰 수사관은 2명, 현직 경찰은 9명, 전직 경찰은 4명, ‘일반인’은 3명이다.

‘수사 무마’ 비위 연루자는 7명(일반인 2명, 현직 검찰 2명, 현직 경찰 2명, 전직 경찰 1명), ‘인사 청탁’은 12명(일반인 2명, 현직 경찰 7명, 전직 경찰 3명)으로 성씨는 양쪽 모두에 포함된다.

경찰 최고위직인 현직 치안감까지 기소된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성씨에 대해 검찰은 “현직 총경이나 치안감조차도 ‘형님’이라 호칭했다”며 “평소 수십여명의 전·현직 경찰관들에게 골프 접대를 하거나 향응과 용돈을 제공하면서 친분을 형성·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은 “성씨와 함께 기소된 다른 일반인을 통해 이같은 상황을 알게 된 탁씨가 자신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약 18억원을 교부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뇌물수수·제삼자뇌물교부 혐의로 현직 치안감과 경감을 각각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검찰은 입건자들에 대한 신병 처리를 마무리했다.

다만, 앞서 있었던 재판에서 탁씨가 제기한 성씨의 ‘지자체 관급공사 불법 수주’와 전남 한 지역단체에서 주장한 현직 지자체장과 사건 브로커 간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 마무리는 아직이라 검찰은 후속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된 범죄자들이 죄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브로커 성씨와 관련된 기타 의혹들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