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광주 요양병원 환자 낙상 사망사고 ‘수면 위’ 최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당직 근무자들 첫 재판 열려 검찰 송치 이후 기소까지 3년여 소요…법적 공방 등 관심 안재영 기자

2024년 02월 14일(수) 20:35

지난 2019년 광주 한 재활요양병원에서 발생한 환자 사망사고에 대한 의료진의 책임을 묻는 재판이 약 5년 만에 열렸다.

해당 사건은 검찰 송치 후 기소까지 3년이 넘게 걸려 재판 과정 및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용신 판사는 최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광주 한 재활요양병원 전직 의료진 4명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 병원의 한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 등 피고인들이 지난 2019년 3월25일 오전 1-4시 사이 입원 환자 A(70대·여)씨가 침상에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잠을 자거나 순찰을 돌지 않는 등 당직 근무를 소홀히 해 이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공소 사실을 밝혔다.

검찰은 이같은 공소 사실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기소했다.

파킨슨병을 앓던 A씨가 사용했던 침대는 일반 환자들의 것보다 높이가 낮았고, ‘낙상 주의 표지판’도 부착돼 있었다는 점을 토대로 검찰은 “집중 관찰이 요구되는 환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피고인 중 한 명의 경우 같은 병실에 있었음에도 취침해 A씨의 낙상 사실을 몰랐고, 나머지 피고인들도 잠을 자거나 순찰을 돌지 않는 등 당직 근무 시간에 마땅히 해야 할 업무를 소홀히 해 A씨가 사망했다는 게 검찰의 기소 요지다.

첫 재판에서 피고인 대부분은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A씨의 사망은 예견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취지의 변론을 펼쳤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다음 달 14일 재개된다.

한편 이 사건은 유족 측의 고소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고, 검찰은 지난 2020년 2월 피고인들을 송치받았다. 이후 기소 전까지 검찰은 A씨의 낙상과 사망 간 인과관계를 규명하고자 대한의사협회에 감정을 맡겼으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중재 신청을 하기도 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