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동원’ 유족 집단소송 4년여만에 승소 법원 “미쓰비시, 원고 14명에 ‘최대 1억’ 배상” 판결 안재영 기자

2024년 02월 15일(목) 20:15

15일 오전 광주지법 앞에서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오른쪽 두번째)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 판결 후 소회를 밝히고 있다./김애리 기자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손해배상 소송이 4년여 만에 원고 일부 승소로 우선 마무리됐다.

다만 앞서 정신영(94) 할머니 등 4명과의 소송에서도 패소한 미쓰비시가 판결에 불복, 항소한 만큼 이번에 승소한 원고들에 대한 위자료 지급도 시일 내에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법 민사14부(나경 부장판사)는 15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11명의 유족 14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 측의 ‘위자료 1억원’ 주장은 인정했지만, 유족들의 상속 지분에 따라 실제 배상액은 1천900여만-1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번 소송은 원고 본인과 자신들의 가족이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 끌려가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 등에서 강제 노역에 동원되는 피해를 봐 미쓰비시가 이를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장을 지난 2019년 4월 법원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소장 제출 당시 피해 당사자 1명도 원고로 참여했으나, 일본 정부의 비협조로 소송 서류가 미쓰비시 측에 전달되지 못하는 등 재판이 장기화되는 사이 세상을 떠났다.

재판 과정에서 원고들은 가족들이 생전 강제동원 사실을 밝히기 주저했던 탓에 피해 사실을 증명할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승소 판결을 받은 원고 중 한 명이자 고(故) 양의무씨의 아들 양재영씨는 “20대였던 아버지는 1944년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끌려가 고생을 하시다가 여러 부상을 입고 귀국하셨다”며 “이후로도 부상에 힘든 생활을 하셨는데, 일본의 사과가 없는 게 안타깝다”고 소회를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