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 지연 장기화…전남 유권자들 ‘분통’ ●제22대 총선 D-51 여야 협상력 부재…최악 늑장 사태 우려 “민주 지도부, 전남엔 관심 없어” 지적도 김진수 기자

2024년 02월 18일(일) 19:53

4·10 총선이 불과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여야의 협상 능력 부재로 인해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애꿎은 전남 유권자들만 혼란을 겪고 있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선거구 획정 문제와 관련한 여야 협상이 공전을 되풀이하면서 21대 총선 못지않은 늑장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19대 총선 때는 44일, 20대 때는 42일, 21대 때는 39일을 각각 앞두고 선거구 획정이 이뤄진 바 있다.

여야 모두 총선 41일 전인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타결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특히 선거구 획정과 관련, 민주당 지도부의 관심은 ‘서울 강남 3개 지역구는 그대로 두고 민주당 우세 지역인 경기 부천과 전북에서 1석씩 줄이는 것은 안된다’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전남의 핵심 관심사인 ▲선관위 안대로 ‘영암·무안·신안’ 공중분해 여부 ▲순천 갑·을 분구 여부 ▲‘여수·순천’을 합쳐 갑·을·병으로 나누는 지 등에 대해서는 광주·전남 지역민들만 관심이 있을 뿐, 민주당 지도부는 별 관심이 없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광주를 비롯한 타 지역은 각 선거구별 경선 방식을 속속 발표하고 있으나 전남 10개 선거구에 대해서는 선거구 획정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 1곳도 발표를 못하고 있다.

앞서 여야는 서울 종로와 중구, 강원 춘천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서울 노원 3개 지역구를 2개로 합치는 등 일부 지역구 조정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쟁점 지역구를 놓고 강 대 강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15일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시한 획정안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여당은 선거제와 마찬가지로 선거구 획정 협상에서도 침대 축구로 일관한다”며 “우리는 물밑으로 일부 전향적 입장을 전하기도 했지만 여당은 협상에 임할 생각이 아예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야 대치가 계속되면서 획정위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오는 21일까지 협상안이 타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일단 ‘29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극적 타결을 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공통된 고민이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29일 본회의 처리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금요일인 23일이나 월요일인 26일에는 정개특위에서 획정안을 의결해야 한다”며 “가장 관심이 많은 시·도별 의석 정수의 경우 여야 원내대표의 마무리 협상이 남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특례구역 설정이나 구역 경계 조정은 여야 정개특위 간사끼리 원활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그 외 합의되지 않은 것은 선관위 획정안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