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회 사과’ 1년…오월 광주 ‘내홍’ “계엄군도 피해자” 부상·공로자회, 2·19 대국민 선언 시민단체 대립·갈등 격화…“선언문 폐기·사과” 촉구 주성학 기자

2024년 02월 18일(일) 19:53

사진=광주매일신문DB

특전사동지회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민간인 학살’ 등 만행에 사과하며 부상·공로자회와 가진 ‘2·19 대국민 선언’이 19일로 1년을 맞는다.

“계엄군도 피해자”라며 선언식을 갖은 두 공법단체는 시민단체와는 물론, 내부적으로도 반목하며 갈등이 깊어지는 등 오월 광주의 내홍을 격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만 5·18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을 높였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18일 5·18민주화운동 부상·공로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19일 (사)특전사동지회와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가졌다.

이들 단체는 오월정신이 계승·발전되도록 힘쓰고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에 손을 보태기로 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본 지역민의 시선은 싸늘했다.

공동선언식 전부터 두 공법단체의 행보에 반대했던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선언문 발표 후 1주일도 채 되지 않은 2월23일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원회’를 결성, 특전사동지회와의 공동행동 저지에 나섰다.

그럼에도 두 공법단체는 화합 행보를 이어가며 3-4월 두 차례에 걸쳐 자체 증언식을 개최하기도 했는데, 기존 발표 내용만 반복했다는 한계를 보여 지역사회로부터 ‘허울뿐인 증언’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지역사회와 대립각만 세워가던 두 공법단체는 특전사동지회와 함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반대하면서 내부 갈등이 심화됐다. ‘정율성 사업’ 반대 활동은 사실상 두 단체 회장의 독자적인 결정이었는데, 오월 단체 내부에서 “우리가 왜 무관한 일에 목소리를 내야 하냐”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회장과 반 회장파로 나뉜 두 공법단체는 서로에 대한 비방과 고소를 난무하다 결국 법정까지 갔는데, 황일봉·정성국 두 회장 모두 직위를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두 회장 모두 이에 불복하며 법정 다툼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체 정상화 및 지역사회와의 갈등 봉합은 아직 먼 상황이다.

다만 5·18민주화운동 이후 4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면서 시들해진 지역민의 관심을 제고했다는 평가도 있다. ‘오월 광주’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정신 계승은 물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출범한 광주시의회의 ‘5·18 특별위원회’가 일례다.

한편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돼 출범한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공동선언문은 시민 지탄의 대상은 물론 각자 회원들에게서도 외면받기에 이르렀다”며 선언문 폐기와 대시민 사과를 촉구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