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전공의 사직 ‘확산’…의료대란 현실화 조짐 전대병원 319명 중 224명 무더기 사직…규모 늘 듯 조대병원도 76% 사직·조대 의대생 전원 수업 결석 韓총리 “공공병원 비상진료…비대면진료 한시 허용” 기수희·김다이 기자

2024년 02월 19일(월) 20:57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광주·전남 상급종합병원은 물론, 2차 병원 전공의들까지 사직서 제출이 확산하면서 의료 대란 현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319명이 근무 중인 전남대병원에서 이날 224명(70%)이 무더기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 중 일부는 이르면 다음 날 오후부터 진료 중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남대병원 전공의들은 사직 여부를 개별적 선택에 맡기기로 했으며 사직서 제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대병원에서는 142명 전공의 중 108명(76%)이 사직서를 냈다. 사직서 제출자들은 20일 순차적으로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병원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병원인 광주 기독병원에서도 전공의 39명 중 2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순천 성가롤로병원 전공의 13명도 모두 사직서를 냈다.

이에 각 병원은 전공의들의 무단결근에 대비해 단계별 비상 진료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이날 전문의 440명과 진료 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투입 계획을 수립했고 오후 5시께 추가 비상회의를 통해 특수 의료 중심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조선대병원도 전문의 174명과 PA 간호사를 투입해 전공의 공백을 메울 방침이며 비상회의를 개최해 진료 공백 최소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부 병원은 사태 장기화 시 정기 수술을 취소하고, 중증 환자를 제외한 일반 환자를 퇴원 조치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응급실 운영도 중증 환자만 받는 방안을 내부 논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입원 및 수술을 앞둔 환자, 가족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외과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 김모(32)씨는 “입원 환자들 사이에서 진료 차질, 수술 연기 등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돌고 있어 불안하다”며 “의료진이 빠져나가면 진료 등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드러냈다.

광주의 한 병원 관계자는 “지역에서 전공의 사직서를 수리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통 병원 사직서 수리 최대 기한이 한 달 정도이기 때문에 그 안에 대응 방안 또는 대책이 나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생들도 90% 이상 찬성률로 집단 휴학을 결의해 20일까지 휴학 신청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조선대 의과대학은 이날부터 의대생 전원이 수업에 결석하는 것으로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조선대는 학생들의 집단 휴학계 제출에 따른 대책 마련을 수립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가시화하자 “집단행동 시 정부는 공공의료 기관의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집단행동 기간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의사 집단행동 대응 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집단행동이 본격화하면 의료공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중증 응급환자들이 위협받는 상황을 초래해서는 절대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수희·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