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갑 ‘정체불명 여론조사’ 전략공천 수순밟기 의혹 현역 송갑석 의원 제외하고 특정 女후보 앞세워 가상대결 예비후보도 등록 안한 인물들…‘非明 쳐내기’ 현실화 우려 박선강 기자

2024년 02월 19일(월) 20:57

4·10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광주 서구갑 지역구를 대상으로 정체불명의 여론조사가 진행돼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예비후보조차 등록하지 않은 특정 여성 인사를 앞세워 여론조사가 실시돼 민주당이 여성 전략공천을 염두에 두고 ‘비명계’(비 이재명계)인 현역 송갑석 의원을 배제하기 위해 공천 심사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풍문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지난 주말 광주에서는 정은경 전남대 의대 교수와 하헌식 국민의힘 후보,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 등 3자 가상 대결을 전제로 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현역인 송갑석 의원이나 공천을 신청한 다른 예비후보들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 뿐만 아니라,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위원장을 후보군에 넣어 선호도, 야권후보 적합도, 송갑석 의원과 용혜인 위원장의 단일후보 적합도, 송 의원이 계속 국회의원을 해야 하는지 등을 묻는 여론조사도 실시됐다.

이에 따라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서구갑 선거구에서 현역 의원을 컷오프하고 전략 공천을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파다하다.

게다가 친명(친이재명) 지도부가 비공식 회의를 통해 일부 비주류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명계의 불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이 현역 평가 하위 20%에 속한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해 향후 공천 심사 결과에 현역 의원 컷오프가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이번 주를 기점으로 계파 갈등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송갑석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에게 22대 총선은 도저히 지기 힘든 선거다. 그런데 이것이 흔들리고 있다”며 “요 며칠 저의 지역구에서는 여성 후보를 내세운 정체불명의 여론조사 2건이 진행되고 있다. 역시 2012년 19대 총선 데자뷔를 보는 듯 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송 의원은 “광주 곳곳이 경선 홍역을 치르고 있다. ‘광주의 봄’이 뒤숭숭하다”며 “민생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유린되며 안보가 위태로운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 민주당이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저의 봄’은 뒤척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 상황을 주도한 사람들만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는 자, 비겁하게 방관하는 자 모두 역사의 죄인”이라며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온몸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