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의병지사 ‘김도숙’의 삶을 마주하다 박종석 호남회화연구소장 등 ‘가석 김도숙 평전’ 재출간 7년여 간 발품 성과물…항일투쟁 치열한 삶·서화 작품 등 재조명 최명진 기자

2024년 02월 26일(월) 19:48

나주시 남평 운곡리 고향에서 의병을 모집하고 창의(倡義)해서 심남일 의병장 의진에서 도통장(都統將)으로 합류해 일본군과 맞서 싸웠던 가석 김도숙 의병지사에 대한 평전이 재출간됐다.

나주문화원에서 발간된 이 평전은 한국화가 석주 박종석(사진·호남회화연구소장)이 7년여 동안 발품을 팔아 이뤄낸 성과물이다. 여기에 최열 미술평론가와 홍영기 한국호남학진흥원장의 적극적인 관심이 더해졌다.

한국화가 석주 박종석

박 작가는 앞서 2022년 11월 ‘사생취의(捨生取義)-의병지사 김도숙의 삶과 예술’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무등현대미술관에서 김도숙을 조명하는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책에는 김 의병지사가 손수 기록한 남호찬록(南湖纂錄) ‘거의일기(擧義日記)’ 등 조사를 통해 발견된 내용 등을 보완했다.

이밖에도 일반적인 기록 등을 망라해 1907년부터 1944년까지 그의 개인사와 항일운동사의 이력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국권회복을 위한 항일투쟁의 치열한 삶을 엿볼 수 있는 기록물이다. 특히 눈여겨 볼만한 것은 김도숙이 사후 80년 만에 발굴된 호남 최초의 의병지사였을 뿐 아니라 작품성이 뛰어난 서화가였다는 점이다.

김도숙은 1910년 초 사이에 일경에 체포돼 1910년 2월 ‘폭동·강도·죄인 도주’ 등 세 가지 죄목으로 재판을 받았다. ‘죄인 도주’의 죄목으로 보건대, 그는 선고 전 탈옥을 했거나 다시 체포돼 징역형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도숙이 1944년 사망할 때까지 약 34년간 은신과 유랑이 계속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1919년 3·1 만세시위를 도모하다가 수배자 신분으로 약 25년 동안 피신하면서 다수의 문인화 작품을 남겼다.

항일투쟁과 작품제작은 둘이 아닌 하나로, 국권회복의 치열한 삶과 예술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그는 일제 검거를 피해 은신생활을 하던 중 영광 지역에 머무르면서 ‘노안도’ 및 ‘괴송도’ 등 다수의 뛰어난 문인화 작품들을 남겼다.

박종석 작가는 “김도숙 의병지사는 작가로 알려진 바도 없고 또 해방 뒤 간행한 여러 종류의 미술사전 및 애국지사 유묵첩에서도 소개된 적이 없는 인물”이라며 “특히 이번 저작물은 7년 여간의 조사연구와 함께 최열 미술평론가와 홍영기 한국호남학진흥원장의 적극적인 관심에 힘입어 나오게 된 의미있는 성과물이다”고 밝혔다.

김도숙作 ‘괴송도 일지병풍’

애국지사 도통장 김도숙 묘표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