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한부모가족 시설 부족…부자시설은 ‘전무’ 이달 기준 9천359가구…출산·양육·생활 지원 6곳뿐 이용 가능 인원도 29명·52세대 그쳐…확대 방안 등 필요 주성학 기자

2024년 03월 14일(목) 21:17

#광주 동구에 거주하는 A(45)씨는 아내와 이혼 후 6살, 초등학생 2명 등 3명의 자녀를 홀로 키우고 있다. 얼마 전 사고로 인해 눈과 귀에 부상을 입은 A씨는 당장 일을 하기가 어려운 데다 6살 아이를 맡길 곳도 없어 기초생활 수급비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A씨는 조금이라도 더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한부모가족 지원시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신청을 하려 했으나, 모자 한부모가족만 신청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낙담에 빠졌다.

광주지역 내 한부모가족을 지원하는 주거복지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자(父子) 가족, 이른바 ‘싱글 대디’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은 한 곳도 없어 지원 확대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광주지역 내 한부모가족 가구 수는 9천359가구다.

이중 모자가구는 7천411가구, 부자가구는 1천791가구, 조손가구는 89가구이며 청소년 모자가구 64가구, 청소년 부자가구 4가구다.

한부모가족은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가정에서 부모 한쪽 또는 양쪽이 사망·이혼·별거·유기 등의 이유로 혼자서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을 뜻한다.

현재 광주지역에는 총 6곳의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출산지원시설 1곳, 양육지원시설 3곳, 생활지원시설 2곳으로 주거와 생계, 상담 서비스, 돌봄 등을 지원하고 퇴소 후 자립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출산지원시설은 임신과 출산 전후 한부모와 만 3세 미만 자녀를 위한 시설이며, 양육지원시설은 만 6세 미만 자녀를 동반한 한부모를 위한 시설이다. 생활지원시설은 만 18세 미만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와 자녀의 교육과 학업, 자립을 지원한다.

시설에 입소하고자 하는 이들은 관할 지자체의 한부모가족 담당자와 상담 후 입소 신청서를 작성하고 주소지를 이전해 들어가면 되고 입소 기간은 2년이나 연장이 가능하다.

시설별로 출산지원시설은 29명이 이용할 수 있고 양육지원시설은 1곳당 많게는 10세대가, 적게는 5세대 등 총 3곳에서 20세대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생활지원시설은 모두 32세대가 머무를 수 있어 6곳 시설에서 총 이용 가능한 인원은 29명, 52세대다.

광주 한부모가족 가구 수 9천359가구에서 모자 및 부자 가구를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도움이 더 필요한 조손가구, 청소년 모자가구, 청소년 부자가구만 해도 150여가구가 넘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 시설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부모가족 지원시설 관계자는 “시설에서 생활 후 자립하게 되면 정착 지원금 등 부수적인 혜택이 제공되지만 학군, 생활권 등의 이유로 시설을 찾지 않는 가족들도 있다”며 “부자 한부모가족의 입소 신청이 있어서 수용 가능 여부를 따져봤으나 법적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없고 모자 한부모가족도 기피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한부모가족 중 부자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없는 것은 전국적인 문제라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한부모가족 지원시설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 각 자치구 내 가족센터 등을 통해 별도로 돌봄, 상담,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부모가족 등 상당수가 자치구 등의 지원 내용을 모르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홍보 및 안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변정랑 초록우산 광주지역본부 복지사업팀장은 “한부모가정들은 생계유지 및 자녀 돌봄 등의 이유로 정보를 찾기 어렵다”며 “공공 및 다양한 민관기관이 협력해 한부모가정이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사업안내 및 홍보를 다각화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