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제도, 지역주민의 공감과 관심이 중요하다 / 이호범

2024년 03월 25일(월) 19:57

이호범 전남도 사회복지과장

“얘기 들었는가! △△군은 아이를 낳으면 지원금을 준다는데. 글고 ○○시는 학생들 오게 할라고 장학금도 주고. 노인들한테는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 주고 그런가 봐. 거기는 살기 좋것어”

동네 주민들이 모일 때 흔하게 하는 대화의 주제다. 대화의 내용을 행정 측면에서 바라보면 각 지자체에서 주민들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사회보장제도, 지역 주민들에게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단어다. 직접 피부에 와 닿지 않을 것 같다. ‘사회보장’이란 ‘출산, 양육, 실업, 노령, 장애, 질병, 빈곤 및 사망 등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소득과 서비스를 보장하는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를 일컫는다. 사회보장기본법 제3조에 명시하고 있다.

더 쉽게 말씀드리면 사회보장급여인 ‘현금, 현물, 서비스 및 그 이용권’ 등을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정책사업이다. 이처럼 지역에서 시행하는 광범위한 사회보장제도는 지역 복지체계 구축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자체에서 새롭게 제도를 만들고 변경하려면 기존 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 전달 체계에 미치는 영향, 재원 규모와 조달방안 등 재정에 미치는 영향 분석과 지역별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시행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국가 전체적인 사회보장제도의 정합성을 유지하고 중앙과 지자체 사회보장제도 간의 연계를 통한 복지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보건복지부와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가로부터 예산도 지원받지 않고 지자체에서 지역민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데 꼭 중앙의 협의를 받을 필요가 있는지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중앙에서는 ‘사업 목적, 성과 지표, 지원 대상, 대상 규모, 지원 내용, 전달 체계, 소요 재원’ 등 항목별로 구체적인 내용을 작성해 사전에 협의를 거치도록 지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물론, 사회보장제도 시행 이전에 반드시 중앙과 협의를 마쳐야 한다. 각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회보장제도의 시행과 변경은 사회보장 전달 체계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정책을 새롭게 시행하고 변경함에 앞서 점검해야 할 여러 가지 중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바라보는 원칙과 방향은 첫째, 사회보장 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 지역복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충분한 자료수집, 조사, 분석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

둘째, 민간 참여의 분야를 보다 확대하고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관계 법령에서도 지자체는 자원봉사 기부 등 나눔의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 사업, 민간 부문과의 상호협력 체계 구축 지원 사업, 그 밖의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데 필요한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여건을 조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셋째, 전문인력 양성이다. 사회보장제도 발전은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각 분야의 역할 수행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결국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고 정책 성패의 근간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넷째, 사회보장제도의 공감대 형성 그리고 공개와 홍보다. 즉, 지역 주민에게 널리 알려야 된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정책을 판단하고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게 될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는 노동시장의 변화, 고령화 사회, 디지털 혁명 등 다양한 요인들이 사회보장제도에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제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력과 끊임없는 연구와 개선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는 사회보장제도를 구축해야 할 과제를 우리는 안고 있다.

전남도는 제5기 지역사회보장계획(2023-2026년)의 2024년 시행계획을 수립해 지난 2월22일 전남도 사회보장위원회 심의를 마치고 보건복지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새롭게 신설할 사업과 폐지 및 제외해야 할 사업 등을 중앙의 계획과 연계하여 수립을 마무리했다.

또한 도내 시·군에서도 지역사회보장계획안의 주요 내용을 20일 이상 공고하고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은 후 지역사회보장계획을 수립했다. 법령에 명시적으로 20일 이상 공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만큼 사회보장제도는 지역의 사회보장 전달체계의 변화를 가져올 만큼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도와 시·군에서는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시행하여 성과가 나오기까지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지역 주민들의 공감과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아울러 지역 주민들 또한 매년 수립되는 지역사회보장 시행계획과 사회보장제도 정책이 올바른 정책으로서 지역민에게 도움이 되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