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향기 가득 품은 초록빛 물결 향연 ‘반려식물’展…오는 22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 다양한 재료·기법으로 실내·정원식물 담은 6人 작품 최명진 기자

2024년 03월 31일(일) 21:01

권예솔作 ‘누군가의 정원’

조은솔作 ‘덩어리’

아일렛솔作 ‘Fishbone’

정인혜作 ‘forest’

전유리作 ‘반려식물’

전태형作 ‘Plant 13’

생명으로 가득한 봄날을 맞이해 초록빛 향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전시가 펼쳐진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오는 22일까지 ‘반려식물’ 전시를 연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언제나 푸를 것 같던 생명은 금방 시들고 만다. 그렇기에 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특히 모두가 모두를 위해 각자의 공간에 머물러야만 했던 코로나19 시기, 식물은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줬고 그만큼 반려식물과 함께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반려식물이 건네는 위로는 작가들에게도 다가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작가들은 자신이 아끼는 식물을 모델로 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는 각기 다른 재료와 기법을 이용해 실내와 정원 식물의 모습을 담아온 작가 6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들은 입체설치, 유화, 공예 등 개성이 담긴 작품과 함께 ‘나에게 반려식물이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내왔다.

권예솔 작가는 화분 속 식물들에 행복의 감정들을 담아낸다. 안정된 행복은 불현듯 나오는 게 아니라 순간이 쌓이고 모여 완성된다. 그가 실내 식물에 주목한 이유는 사람과 교감하며 살아가는 공생관계이기 때문이다. 실내로 끌어들인 생명력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작가는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을 바탕으로 실내 작은 풍경들을 채워나간다.

아일렛솔 작가는 반려식물을 기르는 것은 자신에게 온전하게 주어진 여유라고 생각한다.

그는 과도한 손길보다는 무심한 온도와 햇살이 반려식물을 건강히 자라게 하며, 그 무심한 관심을 주기 위해선 그 공간의 온도와 습도를 함께 느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전유리 작가는 곁에 두고 싶은 식물들을 종이 위에 그리고 오려 붙여 페이퍼 콜라주한다. 식물을 돌보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는 그는 손길이 담긴 종이 식물들을 통해 행복을 느낀다.

식물 일러스트를 선보이는 전태형 작가는 반려식물을 ‘배울 점 많은 든든한 친구’라고 답한다. 인내심 있게 자신만의 시간을 음미하며 성장할 줄 아는 식물들은 창작자에게도 무궁무진한 성장의 가능성을 꿈꾸게 한다.

정인혜 작가는 주관적 색채와 붓터치, 마티에르를 통해 자연의 다채로운 모습을 조화로운 화면에 담아낸다.

작품은 관람객이 마치 식물원 한가운데 서있는 듯한 감각을 전한다. 시간에 따라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관찰해 그림으로 펼쳐낸다.

조은솔 작가는 천과 솜·충전재·플라스틱망·철사·그물 등으로 만든 설치작품 ‘덩어리’를 선보인다. 또한 최근작 ‘서식지’를 통해 세상의 틈을 탐색하고 다른 차원의 공존과 생태적 논의를 제안한다.

김수영 광주신세계갤러리 큐레이터는 “작은 정원에서, 때로는 머리맡에 자리한 화분에서 우리 곁을 지키는 식물들은 함께 살아가며 영향을 주고받는 훌륭한 인생의 짝”이라며 “작품을 관람하며 자신에게 반려식물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