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비례원칙 위반 업무정지 취소해야” 코로나19 의료기기 무허가 수출업체, 식약청 상대 승소 안재영 기자

2024년 04월 01일(월) 18:44

법원이 코로나19 관련 의료기기를 허가받지 않고 수출하다 적발돼 ‘6개월 제조업무 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가 식약청을 상대로 제기한 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광주지법 행정1부(박상현 부장판사)는 1일 의료기기 제조업체 A사가 광주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전(全) 제조업무 정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광주식약청에 “A사에 한 6개월 전체 제조업무 정지처분을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A사는 2020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의료기기 2천599개를 허가 없이 미국,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등에 수출하다 식약청에 적발됐다.

행위에 대해 식약청이 모든 제조 업무 6개월 중단 처분을 내리자 A사는 처분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 “수출용이 아닌 제품개발을 위한 시제품”이었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A사의 생산 재품을 ‘수출용’으로 봤으나, 광주식약청이 내린 ‘6개월 간 모든 제조 업무 정지 처분’은 비례원칙을 위반한 가혹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무허가 수출 의료기기의 위해성이 높지 않음에도 A사의 다른 제품에 대한 제조까지 정지시키는 것은 기업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A사는 지난해 경영난으로 회생 개시 결정받아 현재 회생 계획을 준비 중이다.

재판부는 또 처분 감경기준, 행정처분 범위 등의 적용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하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