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4번째 음주 비위’ 광주경찰 왜 이러나 지난 3일 서부경찰 경감 접촉사고 처리 중 들통 ‘의무 위반 근절’ 기간 중…“감찰 등 백약이 무효” 안재영·주성학 기자

2024년 04월 04일(목) 20:29

광주경찰청 전경. /사진=연합뉴스

올 초부터 이어진 광주경찰의 음주운전 등 관련 비위가 벌써 4번째다.

잇따른 비위에 광주경찰은 경찰청 감찰을 받기도, 일선 경찰서를 대상으로 직접 감찰에 나서기도 했지만 본청에서 발령한 ‘의무 위반 근절’ 특별경보 기간에도 일탈 행위가 발생해 기강 해이 심각은 물론, ‘백약이 무효’라는 지적이다.

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형사과 소속 A 경감을 조사 중이다.

A 경감은 전날 오후 9시20분께 광주 서구 금호동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앞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접촉사고 처리 과정에서 A 경감은 술을 마신 사실이 들통났는데,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경찰은 관련 내규에 따라 A 경감에 대한 사건을 광주 북부경찰서로 이첩할 예정이다.

광주경찰의 음주 비위 적발은 올해 들어 4번짼데, 지난해 1년 동안 총 4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앞서 지난 3·1절에는 서부경찰서 소속 B 경위가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단독 사고를 낸 뒤 도주했으나 결국 붙잡혔다.

서부경찰서 소속 C 경위는 2월2일 술을 마신 뒤 킥보드를 타고 가다 넘어져 음주 사실이 들통나기도 했다.

갑진년(甲辰年) 첫 날 술을 마신 뒤 본인 차를 직접 운전해 귀가하던 북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D 경위는 도로에서 잠이 들었다가 시민의 음주운전 의심 신고에 덜미가 잡혔다.

연초부터 잇따른 광주경찰의 음주 비위에 경찰청은 감찰반을 파견, 복무 실태 점검과 기강 확립에 나섰다.

광주경찰도 자체적으로 일선 경찰서를 대상으로 감찰을 벌였다.

전국에서 잇따른 경찰의 비위에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달 7일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며 오는 11일까지를 ‘의무 위반 근절’ 기간으로 하는 특별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윤 청장의 특별경보 발령에 맞춰 광주경찰의 노조 격인 직장협의회는 “음주운전 등 의무 위반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국민들로부터 비난받고, 당사자들은 직을 잃는 등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조직과 동료 보호 차원에서 경찰청의 특별경보 기간 만큼이라도 음주 금지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의 호소문을 냈다.

그러나 A 경감이 ‘의무 위반 근절’ 기간 종료를 일주일여 앞두고 음주 비위를 저질러 이 모든 조치를 무색하게 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법을 지켜야 할 공무원이 이를 위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면목이 없고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말했다./안재영·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