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 5·18 1주년 학생 추모 통제 개입”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역사 교육 전남대 자문기관협의회에 505보안부대 등 5곳 참여 확인 단속 대책 등 논의…김희송 교수는 “조사위 일벌백계” 강조 주성학 기자

2024년 04월 04일(목) 20:29

전남대학교에서 5·18민주화운동 1주년을 앞두고 총장의 긴급지시로 학생 통제가 이뤄졌는데, 당시 학교 자문기관협의회에 전두환 신군부의 입김이 들어간 기관들이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추모 통제 관여’ 의혹이 제기됐다.

4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에선 광주전남기자협회 주관으로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역사 교육’이 이뤄졌다.<사진>

교육은 1부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됐던 5·18’, 2부 ‘5·18 조사위 직권사건 보고서 성과와 한계 그리고 과제’ 순으로 진행됐다.

1부 강의에서 박진우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지난해 11월 전남대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며 “5·18민주화운동 1주년을 앞두고 전남대가 추모 분위기를 통제했는데, 신군부의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전남대는 5·18민주화운동 이후 40여일이 지난 1980년 7월7일 개강을 앞두고 학생지도대책 등을 수립했다.

특히 공동 대처 방안 마련을 위해 총장협의회 등 4개 협의회를 꾸렸다.

이 중 ‘자문기관협의회’ 참여자로 ‘전교위·도경·CIA·계엄분소·505‘ 등 5개 기관이 적시됐는데, 박 사무처장은 “도경은 전남경찰청, 계엄분소는 계엄군, CIA는 중앙정보부, 505는 505 보안부대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전남대는 협의회 등을 통해 ‘학생 지도’에 나섰고, 5·18민주화운동 1주년 이틀 전인 5월16일엔 총장 명의로 ‘교직원이 학교 주변을 경계하며 검은 리본을 찬 학생들을 단속한다’는 내용의 ‘추모 분위기 동참 학생 격리 지시’가 내려졌다.

해당 지시에 학생 집결 사전 제지, 각종 보도·통신 통제 등도 담겨 있는 봐 자문기관협의회에 속한 신군부의 기관들이 전남대와 접촉해 추모 분위기를 꺾고 교내 탄압에 관여했다는 게 박 사무처장의 설명이다.

박 사무처장은 “5·18 1주년 전후 전남대 학생들은 10명 이상이 모이기 위해서 지도교수의 서명 등을 받아야 했는데, 이는 학생 시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김희송 전남대 교수는 2부 강의에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 조사위원회에 대해 일벌백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논공행상을 통해 위원회의 ‘공과 과’를 명확히 구분해야 부실 조사의 원인을 알고, 추가 조사 등 후속 대책을 논의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