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부 통증 지속땐 ‘의심’…담낭 절제술 등 고려 ●담석증·담낭염 치료 놓칠 경우 패혈증 진행돼 예후 안좋기도 증상 있을땐 담석 크기 관계 없이 ‘수술’해야 정리=기수희 기자

2024년 04월 09일(화) 20:05

윤성필 광주기독병원 외과 과장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복통. 그 중 상복부의 통증이나 불편감, 특히 우상복부의 통증은 간, 담도계의 통증과 연관될 수 있다.

상복부의 통증 원인은 다양하다. 위염, 위궤양, 위식도 역류, 십이지장궤양, 췌장염 등이 모두 비슷한 양상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담낭염, 담도염도 해당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다.

흔히 담낭염, 담도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담석증을 꼽는데, 담도계에 담석이 있다 하더라도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경우도 흔하며 담낭 담석의 경우 대략 80%에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성필 광주기독병원 외과 과장을 통해 담석증과 담낭염에 대해 알아보자.

◇담석 요인 다양…자연 소실 드물어

담낭 담석의 발생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의 복합적인 상호 작용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전적 요인, 고령, 여성, 비만, 고칼로리 식이, 단기간의 과도한 체중 감량 등이 위험 인자로 보고되고 있다.

한 번 형성된 담낭 담석은 자연적으로 소실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무증상도 5년 이내에 10-20% 정도에서 새로 증상이 발생하고, 처음 증상이 발생한 절반 정도는 1년 이내에 증상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낭 담석은 담낭염이나 담도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고 심한 담낭염, 담도염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 패혈증으로 진행해 안좋은 예후를 보이기도 한다.

단순 담석증은 무증상인 경우가 더 흔하며, 건강검진이나 다른 이유로 검사를 하는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오목가슴이나 우상복부의 통증이며 통증은 특히 고지방식이나 매운 음식을 먹은 후 식후 수시간 이내 발생해 몇 시간 지속되다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때로는 등이나 우측 어깨쪽으로 방사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미약한 상복부 불편감,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등 비특이적인 증상도 유발할 수 있으며 위내시경 등으로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이 배제된 상태에서 증상이 지속된다면 담석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윤성필 광주기독병원 외과 과장이 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증상 등을 확인하면서 문진하고 있다.

◇표준 수술법 ‘복강경’…로봇수술도 있어

담석증의 합병증으로 담낭염이나 담도염이 발생했다면 자연적으로 소실되지 않는 우상복부의 심한 통증이 고열, 오한과 동반돼 나타난다.

증상이 없는 담낭 담석의 경우는 일반적으로는 수술의 적응증(indication)이 되지 않으나,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경우에는 담낭 절제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첫째 담낭 용종과 담석이 동반돼 있는 경우, 둘째 담석의 크기가 3㎝ 이상으로 매우 큰 경우, 셋째 담낭벽에 석회화가 동반돼 있는 경우, 넷째 국소적 또는 전반적인 담낭벽의 비후가 보이는 경우, 다섯째 1㎝ 이상의 담낭 용종이 있는 경우에는 무증상이라 하더라도 장기 추적관찰 시 담낭암 등 악성화의 잠재적인 위험 인자라는 문헌 보고가 있어 담낭 절제술이 필요하다.

증상이 있는 담낭 담석의 경우라면 담석의 크기에 관계 없이 담낭 절제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담석증에 의한 증상은 위에서도 언급했듯 비특이적인 증상으로서 다른 질환이 배제된 상태에서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겠고, 외과 전문의의 상담 하에 수술을 먼저 시행한 후 증상이 지속된다면 다른 진단을 감별하기 위해 위내시경 등 다른 검사를 진행해 볼 수도 있겠다.

급성 담낭염 또는 담도염이 발생한 경우 대부분 일차적으로 금식, 수액 요법, 경정맥 항생제 치료를 받고 증상 양상에 따라 응급 담낭 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며 또는 검사상 총담도내 담석이 발견되거나 의심이 된다면 내시경적 췌담관 조영술을 통해 담도내 담석을 진단하고 동시에 담석을 제거하는 시술을 해야 한다. 이러한 시술이 진행되는 동안 경피적 담낭조루술을 통해 담즙을 배액해 팽창된 담낭을 감압시켜 일시적으로 증상 및 염증을 조절한 후에 담낭 절제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담낭 절제술의 경우 현재 복강경이 표준 수술 방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수술 과거력이 있어 복강내 유착이 심한 경우나 심한 담낭염으로 인해 복강경 수술 도중 심한 염증성 유착이나 출혈이 보이는 경우, 또는 정상적인 해부학적인 구조가 정확히 구별되지 않는 경우에는 개복 하에 담낭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복강경 담낭 절제술도 3-4개의 포트를 이용하는 일반적인 복강경 담낭 절제술과 배꼽 부위 단일 절개를 통해 상처를 최소화하는 단일공 복강경 담낭 절제술, 다빈치 로봇 담낭 절제술 등 다양한 수술 방법이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에게 적절한 수술 방법을 결정하길 권한다.

/정리=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