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대표주자였던 이낙연 ‘쓸쓸한 퇴장’ ‘마지막 불씨’ 외치며 광산을서 재기 노렸지만 유권자 ‘외면’ 박선강 기자

2024년 04월 10일(수) 23:40

5선 국회의원에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내며 호남 대표주자로 각광받았던 새로운미래 이낙연 후보가 결국 쓸쓸한 퇴장을 맞게 됐다. ‘친명(친이재명)계’인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후보과의 대결에서 참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을 탈당해 제3지대 세력의 한 축으로 새로운미래를 창당하고 “이재명 대표 중심의 민주당으로는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유권자 외면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 후보의 과거는 화려했다. 2000년 16대 총선 때 새천년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로 함평·영광에서 승리해 여의도에 입성했고 19대 총선까지 내리 4선에 성공했다. 2016년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에 당선됐고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등을 지낸 뒤 21대 총선 때 서울 종로에서 승리해 국회에 재입성했다.

민주당의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 이후 1년간 미국 유학길을 떠난 이 후보는 지난해 6월 귀국했고 ‘이재명 대표 사당화’를 비판하며 올해 1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후보는 곧바로 새로운미래를 창당했다가 설 연휴 첫 날인 지난 2월9일 이준석 공동대표가 창당한 개혁신당,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과 함께 제3지대 통합을 이뤄냈지만 총선 지휘권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11일 만인 2월20일 합당 철회를 선언했다.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로 돌아온 이 후보는 3월10일 광주 광산을 출마를 공식 선언, 민형배 후보와 맞붙으며 ‘친명’ 대 ‘반명’ 프레임의 빅매치를 예고했다.

선거 기간동안 이 후보는 ‘호남의 마지막 불씨’라는 점을 앞세워 “광주시민에게 정권 교체의 희망을 드리고 민주 세력을 재건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 후보에 3배 이상의 격차로 뒤졌고, 실제 총선 결과에서도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2022년 대선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데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도,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으로 일관했던 게 자충수가 됐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재기를 노렸던 이 후보가 유권자의 외면 속에 낙마하면서 결국 정계 은퇴 수순 밟기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낙연 후보는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에 관계없이 대한민국이 더 이상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일, 광주를 더욱 자랑스러운 도시로 만드는 일, 우리 아이들이 저희 세대와는 달리 좀 더 자유롭게 성장하도록 돕는 일에 계속 노력하겠다”며 “대한민국 정치가 바람직하게 발전해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는데 정치가 기여하도록 촉구하는 일들은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정계 은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