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익 환수 과정서 수사기밀 유출…檢, 압수수색 ‘부녀 운영’ 도박사이트 비트코인 관련…광주경찰청·현직 경찰 자택 등 안재영 기자

2024년 04월 11일(목) 19:52

검찰이 불법 도박사이트 범죄수익 환수 과정에서 현직 경찰이 수사 기밀을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김진호 부장검사)는 광주지방경찰청 정보통신 장비 운용 부서와 수사기밀 유출 의혹을 받는 일선 경찰서 소속 경찰의 자택 등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앞서 광주경찰청은 수감 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비트코인 시세를 맞추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이모(35·여)씨를 구속수사하면서 범죄수익금인 비트코인 1천798개(거래가 기준 1천430억원)에 대한 압수에 나섰다.

그러나 일일 거래량 제한에 나눠 압수하던 중 누군가 비트코인을 빼돌려 실제로 확보한 것은 320여개(최고가 기준 현금 250억여원 상당)에 그쳤다.

기소된 이씨는 사라진 비트코인에 대해 1·2심 모두 “내가 관여한 것이 아니다”거나 “모르는 일”이라며 범죄수익 은닉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이씨가 은닉에 관여했다고 보며 징역 5년·추징금 608억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징역 2년6개월·추징금15억여원으로 감형했다. 추징이 인정된 15억여원은 이씨가 아버지의 변호사비를 위해 사용한 것인데, ‘사건 브로커’ 성모(62)씨와 가상자산 투자사기범 탁모(45)씨가 비트코인의 현금화를 도왔다.

이후 이씨가 경찰에 잡히면서 탁씨가 수사 대상에 먼저 올랐고, 사이가 틀어진 성씨도 뒤늦게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사건 담당 경찰관이 이씨의 비트코인 압수수색 전 수사 정보를 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검찰은 후속 수사에 착수, 이날 압수수색에 나섰다.

한편 수사 기밀 유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은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