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인 ‘미궁’·처벌 ‘미진’…여전한 ‘상흔’ [세월호 참사 10주기]<상>그날의 바다, 밝혀지지 않은 진실 장은정 기자 |
| 2024년 04월 14일(일) 20: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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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10년이 지났으나 침몰 원인은 결국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세월호가 출항 이전부터 안고 있던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인명 피해 만큼은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14일 재단법인 4·16재단에 따르면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50분께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가 전남소방본부에 최초 접수됐다.
사고 해역에 도착한 목포해경 등이 구조에 나섰으나 탑승객 476명 중 299명이 사망했다. 미수습자 5명의 시신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참사 이후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해 ▲특별조사위원회 ▲선체조사위원회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등이 꾸려졌으나 선체 내부 결함인지, 외부 충격의 영향인지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각 위원회 관계자 다수는 ‘예견된 사고’라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선체 노후화’와 ‘무리한 증·개축’이다.
2012년 10월 청해진해운은 일본에서 18년간 운항됐던 ‘나미노우에호’를 들여온 뒤 증·개축을 거쳐 2013년 3월 세월호란 이름으로 인천-제주 운항을 시작했다. 국내에 들여왔을 때 이미 18년간 사용됐던 노후된 배가 다시 출항할 수 있게 된 것은 2009년 개정된 ‘대한민국 해운법 시행규칙’ 때문이다.
개정 전 최대 20년이었던 운항 가능 수명은 개정 후 선박검사 결과 안전에 지장이 없다면 5년 연장이 가능하고, 추가 검사를 통해 다시 5년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선체조사위원회는 “무리한 규제 완화가 참사의 불씨가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배가 수용할 수 있는 무게를 측정하는 검사 역시 엉터리로 드러났다. 모든 선박은 아무것도 실려있지 않은 상태에서 원래의 중량과 무게 중심의 높이를 측정하는 ‘경사시험’을 거친다. 이 때 배가 바람이나 파도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기울더라도 다시 원래대로 자리를 잡는 ‘복원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적정 적재량을 산출한다. 하지만 세월호는 개조 중에 연료와 평형수 등이 있는 상태에서 경사시험을 받아 가능 적재량이 훨씬 높게 나왔음에도 감독 기관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도 세월호 침몰 원인 중 하나로 무리한 선체 증축과 화물 과적 등을 지목했고 관련자들을 기소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304명을 구조하지 못했다는 책임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 대부분 무죄를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지시를 내렸던 해경 지휘부 11명과 달리 현장에 출동했던 실무진들이 유죄를 받아 사회적 공분을 샀다.
세월호광주시민사회모임 관계자는 “세월호는 명백히 정부와 개인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발생한 참사다. 조금 더 안전에 민감한 사회였다면 충분히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며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원인 규명, 책임자 처벌 등 정부에서 밝혀낸 진실이 도대체 뭐냐. 뭐가 두려워 자꾸만 진실을 가리는 것인지 이유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매년 4월이 되면 아직도 많은 이들이 세월호를 잊지 않기 위해 다시 다짐하는 시간들을 갖는데 각자 다짐했던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유가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라도 덜어질 수 있도록 진상 규명은 물론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 또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정 기자
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