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힘들게 사는 이웃 보살피는 사회되길”

●박헌조 광주 동구 세원한약방 대표
생쌀에 물 말아 먹는 어려운 가정 접한 뒤 이웃돕기 나서
한부모·조손가정 아이들에 40년 가까이 장학금 전달도

장은정 기자
2024년 04월 17일(수) 20:06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봉사라고 배웠습니다.”

박헌조(69·사진) 광주 동구 세원한약방 대표는 17일 봉사에 대한 자신의 신념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어려서부터 부친이 어려운 이들에게 쌀을 나눠주기 위해 늘 쌀독을 채우는 모습을 봤고, 부친이 입버릇처럼 하신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 그것이 진정 남을 돕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이후 한약방을 운영하던 박 대표는 지난 1978년 한 가정을 방문하면서 이웃 돕기에 나섰다.

지인의 부탁으로 박 대표는 지적장애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는 어르신 댁에 감기약을 전달하러 갔다가 기름 살 돈이 없어 조리를 하지 못해 생쌀에 물을 말아 먹는 상황을 목격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이분들을 돕자”고 결심했다.

그 뒤로 20여년간 박 대표는 해당 모자(母子)에게 생활비·생필품 등을 지원했다.

박 대표는 평소 아이들과 관련된 일에도 관심이 많아 1985년부터 매년 12월이 되면 동부경찰서와 연계해 계림1·2동, 산수1·2동에 거주하고 있는 한부모·조손가정 아이들 10명에게 각각 10만원씩 장학금도 전달하고 있다.

박 대표는 “처음엔 직접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었는데 좀 더 의미 있게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동부경찰서 서장께 대리 전달을 부탁드렸다. 다행히 흔쾌히 수락해줬고, 이후로 계속 함께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부모님들을 통해 종종 아이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등의 말을 들을 때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웃었다.

박 대표는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기부·봉사 등을 지속할 계획이나 젊은 세대들이 조금 더,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각자의 삶을 사느라 남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나보다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원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21년부터 올해 1월까지 광주시동구새마을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광주동구주민자치협의회장, 민주평통자문위원회 부회장, 동부경찰서 경찰발전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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