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환경에 직원 등떠민 책임자들 벌금형 방호 장비 없이 화재 진화 투입·호흡기 불량에도 잠수작업 강요 안재영 기자

2024년 04월 21일(일) 16:54

부하 직원 등 하급자들을 위험한 환경에 내몬 책임자들에게 잇따라 유죄가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지혜선 부장판사는 21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광주시 가연성폐기물 연료화시설(SRF) 관리소장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운영팀장 B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2년 9월 폐기물을 고열로 건조하는 시설 내에 불이 나자, 직원들에게 위험한 환경 속에서 불을 끄라고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건조기 내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내부 소화 노즐을 작동시키고, 직원들에게 화재 진압 장비를 입힌 뒤 진화에 나서도록 하는 게 일반적이나, A씨 등은 직원 3명을 무작정 화재 진압에 투입했다.

이 탓에 직원 3명은 문을 연 건조기에서 치솟은 화염에 크고 작은 화상을 입었다.

또 지 부장판사는 장비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선원에게 무자격 잠수 작업을 시킨 혐의(업무상과실치상)로 기소된 선장 C씨에 대해서도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C씨는 지난해 7월 신안군 흑산항에서 잠수 자격이 없는 선원에게 바닷속으로 들어가 선박 스크루에 감긴 이물질을 제거하도록 했다.

이 선원은 호흡기에서 공기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호소했음에도 C씨가 계속 시킨 잠수 작업에 결국 의식을 잃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