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대 교수 휴진 현실화…애타는 환자들 전남대병원 내일 외래 중단…‘강제’ 아니어서 참여 유동적 병원측 “큰 차질 없을 것”…환자들 “진료 미뤄질까 불안” 기수희 기자

2024년 05월 01일(수) 20:05

사진=연합뉴스

광주 상급종합병원 외래 휴진이 현실화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병원 교수진은 오는 3일 하루 휴진한다.

이는 의대 증원 관련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 등 의정 갈등이 2개월이 넘어가면서 전국 각 병원에서 의대 교수들이 그 공백을 메움에 따라 극심한 피로로 인한 체력적 한계를 호소, ‘주 1회 휴진’에 동참하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전남대병원의 한 교수는 “현재 병원 외래 진료는 평소의 60-70%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2개월 남짓 병원 진료 전반을 맡다 보니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전남대 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주 1회 휴진’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찬성률이 82.3%로 집계됨에 따라 오는 3일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주 1회 휴진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휴진은 ‘강제’가 아닌 ‘권장’ 사항으로 진료 과목 별로 상황에 따라 판단하기로 해 실제 휴진에 참여하는 교수들의 수는 유동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응급·중증 수술을 포함한 수술은 휴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휴진을 위해서는 진료 예약 일정 연기 등의 절차가 필요한 만큼 실제 휴진에 참여하는 교수들의 규모는 가늠하기 어렵다”며 “교수들이 휴진한다고 해도 응급·중증 수술 등은 이뤄지기 때문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자들은 불안감 속 지역 의료 공백이 심화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에서 4년째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한 환자는 “전공의 집단 사직 직전에 외래에 다녀왔다. 3개월마다 병원에 가기 때문에 당시만 해도 그 안에 의정 갈등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다음 외래 날짜가 며칠 남지 않았다”며 “하필 예약일이 금요일이라 연기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외래 환자도 “상식적으로 인력이 대거 빠져나간 상태에서 사태가 길어지면 휴진도 더 늘어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 없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환자들만 오롯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조선대학교 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도 2일 오후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주 1회 휴진’과 사직서 제출 방안 등을 논의한다. /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