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등록하려…” 허위 내력서 낸 스님 항소심도 집유 6천만원 주고 산 ‘육경합부’…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 유지 안재영 기자

2024년 05월 01일(수) 20:05

사찰의 ‘육경합부’를 문화재로 지정받기 위해 허위 내력서를 작성, 지자체에 제출한 주지스님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2부(이의영 고법판사)는 1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A(60대)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한국불교태고종에 등록된 순천 한 절의 주지스님인 A씨는 지난 2020년 2월 사찰에서 보관하던 육경합부를 전남도 문화재로 지정하려고 허위 내력서를 작성,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육경합부는 불교의 6개 경문을 하나로 모은 고서로, 제작 장소나 시기에 따라 가치가 천차만별이다.

A씨는 2016년 11월 해당 육경합부를 제3자로부터 6천만원에 구입했으나, 오래전부터 보관해 온 스님들로부터 기증받은 것처럼 소장 내력서를 작성해 문화재 등록 신청을 했다.

1심 재판부는 “돈을 주고 매수했음에도 소장 경위를 허위로 기재해 신청한 것은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

문화재보호법 위반 외에도 A씨는 업무상횡령 혐의로도 기소됐으나, 1심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제출된 자료만으론 A씨가 사찰의 재산을 관리하는 직위에 있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1심에서 양형 요소가 충분히 고려됐고 형량도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