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화합 번영의 대한민국…” 노재헌씨 5·18민주묘지 참배 노태우 장남 2019년부터 8차례 오월 영령 기려 “부친 회고록 수정 요구, 개정판에 반영” 언급해 장은정 기자

2024년 05월 02일(목) 21:14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가 2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들을 추모하고 있다./장은정 기자

“오월 영령들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민주 화합 번영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그날까지 굽어 살펴주시길 빕니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9)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2일 오전 11시40분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 참배했다.

노 원장은 2019년 8월23일 이후부터 이번까지 8차례에 걸쳐 5·18민주묘지를 방문,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참배 이전 노 원장은 방명록에 ‘오월 영령들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민주 화합 번영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그날까지 굽어 살펴주시길 빕니다’라고 적은 뒤 추모탑 앞에서 분향과 묵념을 이어갔다.

이후 노 원장은 가장 먼저 행방불명자 묘역을 찾아 7개의 묘 앞에서 차례로 헌화·묵념했고, 1·2묘역을 찾아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오빠인 김형영 열사와 이명자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남편인 정동년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의 묘 앞에서 각각 참배했다.

김형영 열사의 묘 앞에서 그는 “작년에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이제는 하늘에서 잘 굽어 살펴주시길 바란다”고 읊조렸다.

참배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아버지의 회고록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출간된 ‘노태우 회고록’에는 5·18민주화운동이 ‘광주사태’로 표현된 것은 물론, ‘5·18운동은 유언비어가 진범이다. “경상도 군인들이 광주시민들 씨를 말리러왔다”는 유언비어를 듣고 시민들이 무기고를 습격했다’는 등의 왜곡된 내용이 포함돼 수차례 개정 요청을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노 원장은 지난해 광주를 방문했을 당시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현재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어 그간의 참배 행보가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노 원장은 “회고록이 오래전 절판된 상황이라 수정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노태우 기념재단’에서 회고록 개정판을 출판해 왜곡된 부분들을 바로 잡으려 한다”고 밝혔다. 출간 시기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고(故) 전두환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와의 만남에 대해선 “아직은 계획된 바 없다”면서도 “가능하다면 함께 만나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후 노 원장은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하는 것으로 광주 일정을 마무리했다./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