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 교육 현장에 스며든 독서 정책 <'다시 책으로' 독서교육이 미래교육을 만든다> (1)프롤로그-한국 교육 현장의 독서 정책 현주소 학생 스스로 생각하는 힘·책 읽는 학교 문화 시급 지역 교육지원청·학교급별 독서 교육 선별적 추진 김다이 기자

2024년 05월 06일(월) 19:50

금호중앙여자고등학교 김혜주(왼쪽)·김미송(2학년) 학생이 학교 도서관에서 일상 속 생활 독서 습관화를 실천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인공지능(AI) 기술 발달과 스마트 기기 보급으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문해력·어휘력 향상을 위한 책 읽기 습관을 익히는 독서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입시 위주여서 독서교육은 지역 교육청별로 선별 추진되고 있다. 광주매일신문은 광주·전남교육청의 독서교육 정책을 집중 소개하면서 서울, 대구, 프랑스 파리 등의 독서교육 정책을 비교·점검해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한 독서교육 정책 수립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총 8회의 시리즈로 기획 기사를 보도한다.<편집자 주>
4차 산업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 발달이 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Chat(챗)-GPT는 묻는 말에 즉각 답해주는 인공지능 기술로, 신속성 및 정확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 문제 해결 방법, 글과 말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법을 퇴화시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Chat-GPT 기술을 잘 활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독서’를 꼽는다. 기초 독서량이 풍부해야 문해력과 어휘력을 기반으로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질문과 문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시대 대비 ‘스스로 생각하는 힘 키우기’ 등 삶의 가치를 추구하며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일선 교육현장에서 ‘독서교육’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문해력을 바탕으로 한 융합적 사고, 유연한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들이 출제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이처럼 시대적 변화에 따라 독서교육 정책에도 새로운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미래 교육을 위한 미래 교실, 미래 학교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풍부한 상상력을 토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구현할 수 있는 ‘독서로 쌓은 아이디어’가 필수다.

◇독서교육 통합 플랫폼 ‘독서로’ 구축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절의 학생들은 독서를 통해 언어적 자극을 많이 받았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입시 위주에 집중돼 있어 독서교육은 원하는 지역교육청별로, 또 각 학교 및 학급별로 선별 진행되고 있었다.

교육부는 이를 통합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독서교육통합플랫폼 ‘독서로’ 구축을 완료했다. 17개 시·도교육청별로 운영돼 온 기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통합·고도화한 것이다.

학생들의 독서 활동 이력을 체계적으로 기록·관리해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도서 추천 등 개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호작용 중심의 독서교육 활동을 지원한다.

이번 플랫폼 구축으로 모든 시도교육청의 독서 관련 데이터가 표준화돼 한 곳에 집약됨에 따라 데이터 기반 독서교육 정책 수립 등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마침내 조성됐다.

◇독서교육 내실화…새로운 모델 소개

올해 광주시교육청은 다양성을 품은 광주 학생 실력 향상 기본계획에 따라 ‘다시 책으로’ 프로젝트로 독서·인문학교육에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기존 단위학교에서 예산 중 3% 이상을 도서구입비로, 학교도서관 운영 활성화 및 독서교육 내실화에 2% 이상을 각각 우선 편성토록 권장했다. 이에 단위학교별 특색 있는 독서 교육 프로그램 발굴이 기대되고 있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광주시교육청이 올해 역점 추진하는 ‘다시 책으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학생 주도적 독서 활동과 독서 생활화 안착을 위한 1교 1독서 프로그램 운영 방향·계획을 살펴보고,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전남도교육청도 지난해부터 ‘책 읽는 전남교육’에 집중하기 위해 독서인문교육 전담팀을 신설, 일선 학교 현장에서 독서교육 지원과 미래교육에서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전담팀 신설 1년 이후 전남교육 현장에서 변화한 독서인문교육의 성과를 들여다보고, 시대적 변화에 맞는 새로운 독서교육 모델을 소개한다.

금호중앙여고-북적북적 콘서트

태봉초-독서권장 교육 인형극

조대부중-북세통 페스티벌(토론)

◇독서교육 정책 차별성 찾기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22년부터 초·중·고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서울형 독서·토론 기반 프로젝트 수업 ▲아침 책 산책 프로젝트 ▲독서인문 교육과정 체계화 등 총 3가지의 독서교육사업을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해 서울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새로운 개념의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서울지역 고등학생들의 비판·논리적 사고력 등을 신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대학교수와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독서교육 정책의 차별성을 소개해 학교별 교육과정에 맞는 프로그램 발굴을 독려하고자 한다.

국외 사례로는 대표적인 교육 선진국인 프랑스를 찾아 독서교육 정책을 살펴보고, 학교 수업이 한 권의 책으로 독서부터 토론, 논술까지 이어지는 방식을 소개해 국내 교육 현장에 접목시킬 방안을 도출해본다.

특히 프랑스 독서교육은 대학입학 자격고사인 ‘바칼로레아’로 이어져 종합적인 사고·언어능력을 키우는 독서교육에 집중하고 있어 차별성을 살펴본다.

대구시교육청도 교과 수업을 통한 독서활동을 강화하고, 더 즐겁고 의미 있는 독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24학년도 독서인문교육 기본계획’을 본격 추진한다. 기본 계획은 ▲교육과정 기반 독서인문교육 강화 ▲교직원 독서인문교육 전문성 함양 ▲대구교육공동체 독서인문 문화조성 등 3가지 중점과제를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디지털 시대 독서 모델 발굴 시급

이제 교육 현장은 교과서마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학생들이 종이 책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학생 연간 독서량 잠정 통계는 2013년 39.5권에서 2023년 34권으로 5권이 줄었다. 학생들의 독서 선호도 역시 2019년 43.7%에서 2021년 40%, 2023년 39.6%로 감소 추세다.

이는 디지털 매체의 접촉 빈도가 높아지면서 책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그 여파로 글을 읽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학생이 증가, ‘문해력 결핍’ 우려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책 읽기 생활화와 디지털 매체 읽기에 요구되는 역량을 반영한 독서교육 모델 발굴이 시급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 독서교육 정책을 통해 생활 속 독서 실천 문화 정착으로 학생들의 문해력과 어휘력을 끌어올려 미래 교육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박철영 광주시교육청 진로진학과장은 “디지털 정보화 시대일수록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창의적 사고는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형성되는 상상력에서, 글을 이해하는 문해력은 책을 읽는 맥락에서 각각 나오기 때문에 독서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