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 신화 도전' 청년 창업가를 만나다](9)굽는당 고예원 대표 느리지만 정직하게…“창업에는 나만의 속도 필요해” 정은솔 기자 |
| 2024년 05월 09일(목) 1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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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창업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고예원(38 여) 대표는 광주 광산구 장덕동에 지난 2022년 9월 천연발효 빵집 ‘굽는당’을 열었다.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토피가 있던 첫째 아이 때문이었다.
이유식 단계부터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했고 아이 식사부터 간식까지 직접 만들어야 안심이 됐다. 그러다 요리에 점차 흥미를 느끼게 된 고 대표는 시중에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빵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고 천연 발효 빵 가게를 직접 차려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2021년 광주에서 제과제빵 자격증을 취득한 후 천연 발효 빵 전문 제빵사를 찾아 3개월간 서울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러다 2022년 광주시와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청년창업사업 3기’에 선정돼 예정보다 일찍 창업하게 됐다.
굽는당의 모토는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빵’으로 천연 발효종인 르방(levain)을 넣어 느리지만 정직하게 만든다. 유화제, 제빵개량제, 설탕, 계란, 우유, 버터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재료로 최상을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고 대표도 처음에는 자신 있게 창업에 도전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습도와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빵은 날씨와 매장 환경에 따라 만들 때마다 맛이 달라 시행착오를 겪었다. 한 종류를 만드는데 평균 4시간의 기다림이 필요한 바게트, 캉파뉴, 치아바타 등 18가지 종류의 빵 70여개를 반죽부터 숙성, 성형, 굽기, 진열까지 홀로 해내기도 쉽지 않았다.
개업 후 처음 두 달간은 호기심에 손님들이 찾아왔지만,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예쁘지도, 특별히 달거나 자극적이지도 않은 빵을 맛본 사람들의 발걸음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해 연말은 수익도 멘탈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고 대표는 가치를 알아보는 고객들이 있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느리게 완성되는 천연발효 빵처럼 ‘버티기’에 돌입했다. 매출과 상관없이 지난 1년간 발품을 팔아 제품을 알렸고 무료 쿠킹수업도 진행했다.
1년간의 노력이 빛을 발해 고 대표가 만든 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곳은 40%가 단골 손님으로 한번 맛보면 다른 빵은 먹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나주에서 방문한 한 단골손님은 “당뇨 환자인데 이 집 빵은 먹어도 혈당이 올라가지 않아 멀어도 구매하러 온다”고 말했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제로웨이스트 빵집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는 환경에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캡슐 커피 판매를 중단하고 매장 한쪽에 주방용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구비했다. 제빵 특성상 다량의 일회용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실리콘 랩을 사용하고 포장을 최소화하는 등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익히 아는 손님들은 장바구니를 준비해온다.
창업 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정기 기부 등 나눔 활동에 열심인 고 대표는 개업한 날부터 남는 빵을 버리지 않고 광산구 원광효도복지센터 어르신들에게 기부하고 있다. 개업 2주년인 올해 9월에는 봉사 활동도 계획 중이다.
고 대표는 “창업할 때 자신의 아이템은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며 “내 생각대로 되지 않고 수익조차 없을 때 어떻게 지속 할 것인지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창업의 성패는 멘탈 관리에 있다”며 “매출에 좌지우지되기보다 사업을 포기하고 싶은 상황이 와도 자기만의 속도와 방법으로 꿋꿋이 이겨나가는 것이 진정한 창업 성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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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솔 기자
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