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 목적” 음주 미성년자 가둔 노래방 업주 벌금형 집행유예 1년…법원 “학대 해당하나 경위 참작” 안재영 기자

2024년 05월 12일(일) 18:46

자신의 가게에서 몰래 술을 마신 미성년자들을 훈육한다는 명목으로 2시간 동안 가둔 노래방 업주에게 벌금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광주지법 형사10단독 나상아 판사는 12일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집행을 1년간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광주에서 운영 중인 자신의 노래연습장에서 15-16세 여학생들이 주류를 몰래 반입해 마시는 것을 발견하고, 여학생들을 2시간 동안 감금하는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학생들을 무릎 꿇게 한 A씨는 이름, 부모 연락처 등을 포함한 진술서를 적게 하고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A씨는 “술을 마신 미성년자들을 훈계하는 차원에서 진술서를 작성하게 했을 뿐”이라며 “피해자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거나 감금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나 판사는 “학생들이 귀가하려는 것을 막으며 노래연습장에 가둬놓은 것은 감금죄에 해당한다”며 “피해자들의 의사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강압적 행위로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술을 마신 미성년자를 훈육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경위를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