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권 국립의대 설립 갈등 심화…‘뒷짐’진 정부 의대 설립 대학 공모 놓고 전남도 vs 순천지역 ‘치킨게임’ 공모외 대안 없는 상황에도 돌파구 마련 녹록지 않은 상황 “대통령실·중앙부처, 道공모 명확한 방침 줘야” 여론 비등 김재정 기자

2024년 05월 12일(일) 20:14

전남권 국립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전남도의 ‘공모 방식 설립 대학 추천’ 방안을 둘러싼 전남도와 순천지역 사이에 갈등의 골이 접점없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깊어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14일 전남 민생토론회에서 의대 신설 방침을 밝히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3월20일 담화문을 통해 신설을 공식화한 이후 중앙정부의 구체화된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아 지역 내 갈등을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갈등을 끝내고 전남권 의대 신설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대통령실과 중앙부처가 전남도의 공모 방식을 통한 의대 설립 대학 추천 방안에 명확한 방침을 제시하며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전남도는 12일 “당초 이날 개최 예정이었던 국립의대 신설 관련 김영록 전남지사, 송하철 목포대 총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 박홍률 목포시장, 노관규 순천시장 간 5자 회동을 연기하고 추후 개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당초 전남도는 양 대학, 양 시와 한자리에 모여 의대 공모 관련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5자 회동을 추진했지만 순천대와 순천시의 불참 결정으로 무산됐다.

전남도는 협의를 거쳐 5자 회동 일정을 다시 정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선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앞서 전남도는 순천지역에서 ‘5자 회동 및 공모 참여 재검토 조건’ 중 하나로 요구한 ‘전남도 국립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설립·운영 방안 연구 용역’(2021년) 결과 공개와 관련, 양 대학 총장이 용역보고서를 열람하고 공개 여부까지 직접 결정하도록 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순천대가 거부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이병운 순천대 총장과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은 지난 7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기존 의대 유치 관련 용역 결과 공개 ▲구체적인 기준·지표 명시한 공모 방안 공개 ▲탈락 지역 건강권 침해 대책 제시 등 3개 조건이 충족될 경우 공모·회동 참여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순천지역에서는 지난 9일 대통령비서실과 교육부, 보건복지부에 ‘전남도 단일의대 공모 강행에 대한 입장문’을 보내 ‘정부 주관 의대 신설 공모 추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남도와 순천지역 간 소모적 갈등이 이어지면서 정부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대국민 의료개혁담화문(3월20일)으로 전남권 의대 신설을 공식화하고도 전남도의 공모 방식 의대 설립 대학 추천 방안에 대한 별도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9일 김영록 전남지사의 공모 방식 설명에 “대통령과 총리가 말씀한 바와 같이 추진하면 된다”고 간접적 동의 의사를 밝힌 게 전부다. 조 장관은 언급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순천지역의 전남도 공모 반대를 무마시키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기회에 의대 신설을 확정하기 위해 ‘공모’를 택하고 속도전에 나선 전남도와 ‘전남도엔 법적 권한이 없다’는 논리를 앞세운 순천지역이 정면 충돌하면서 현실적으로 돌파구 마련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 사이의 치열한 의대 유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모 방식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대통령실과 정부가 전남도의 공모 방식에 힘을 실어줘야 전남권 의대 신설 문제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