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의대 설립 용역’ 결과 전면 공개 순천지역 요구 전격 수용…道홈페이지 등에 원본 게시 道, 17일 ‘5자 회동’ 재추진 방침…순천지역 대응 주목 김재정 기자

2024년 05월 13일(월) 20:33

전남도가 그동안 고수해온 비공개 방침을 철회하고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설립·운영 방안 연구 용역’(2021년) 결과를 전면 공개했다.

특히 전남도가 순천지역에서 ‘5자 회동’(전남지사, 목포대·순천대 총장, 목포·순천시장) 및 전남도 공모 참여 여부 재검토를 위한 3개 조건 중 하나로 제시한 ‘용역 결과 공개’를 전격 수용함에 따라 순천지역의 후속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남도는 이날 용역 결과 원본을 전남도 인터넷 홈페이지와 정책연구관리시스템(프리즘)에 게시했다. 용역 결과는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2021년 용역은 문재인 정부 때 ‘의대 없는 지역에 의대 신설 추진’ 약속에 따라 전남도 의대 신설 당위성을 마련, 정부 건의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됐다. 용역 당시 증원 규모는 400명으로 현재 2천명 증원과 완전히 다른 여건에서 마련된 것이다. 특정 지역 대상이 아닌 도내 전체를 위한 입학 정원 100명의 의과대학과 500병상 이상의 부속병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남도는 5월 중 정부에서 확정하는 대입전형시행계획에 ‘2026학년도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신설 정원 200명’이 배정돼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목포대와 순천대, 목포시와 순천시의 공동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2021년 용역 결과 공개를 결정했다.

강영구 전남도 자치행정국장은 그동안 비공개 방침을 고수한 이유에 대해 “당시 용역은 전남에 의대 신설 자체를 위한 것이었고, 지금 추진하는 용역은 의대를 어디로 가게 할지 정하는 것으로 방향과 목표가 달라 그때의 자료를 현재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국장은 “각 지역에서 용역 결과의 전체적 틀을 보지 않고 지역의 유불리에 맞춰 편향적으로 해석해 활용할 경우 지역 갈등을 키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비공개해 왔다”고 덧붙였다.

용역 공개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강 국장은 “일부에서 용역에 의혹을 제기하고 공개를 조건으로 전남도가 정부 요청에 따라 추진 중인 ‘공모에 의한 추천 대학 선정 용역’ 참여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여러 전문가와 언론에서도 의혹 해소를 위해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강 국장은 “용역 결과 공개를 계기로 정부가 요청한 전남도 추천 절차가 원활히 진행돼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설립이 실현되도록 대학과 지역에서 힘과 지혜를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병운 순천대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은 지난 7일 ▲의대 유치 관련 용역 결과 공개 ▲구체적인 기준·지표 명시한 공모 방안 공개 ▲탈락 지역 건강권 침해 대책 제시 등 3개 조건이 충족되면 5자 회동·공모 참여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남도는 순천지역의 불참 결정으로 무산된 5자 회동을 오는 17일 재추진하는 방안을 목포대·순천대, 목포시·순천시와 협의할 방침이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