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옷 등에 노란가루 수북…봄 불청객 ‘송화가루’ 기승 매년 3월 중순-6월 날려…광주 올해 날림수치 전년比 50% ↑ 기관지·눈·피부 알레르기 등 유발…미세먼지·황사 등도 주의 장은정 기자

2024년 05월 13일(월) 20:34

“코로나19 상황도 아닌데, 마스크를 꼭 챙기게 되네요.”

봄철 불청객인 송화가루, 미세먼지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광주시의 꽃가루농도위험지수(소나무)는 ‘보통’으로 측정됐다.

꽃가루농도위험지수는 ▲낮음 ▲보통 ▲높음 ▲매우 높음으로 나뉘는데, 기상청은 ‘보통’ 상태에서도 꽃가루 알레르기에 취약한 환자들에게 야외 활동 시 선글라스, 마스크 등을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소나무는 매년 봄철 암꽃에서 노란 꽃가루를 생성, 바람에 날려 수분(受粉)하는 데 일명 ‘송화가루’라고 불리는 이 꽃가루는 지역과 기온 등 날씨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매년 3월 중순부터 6월까지 날린다.

인체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알레르기에 취약한 사람들에겐 재채기, 콧물, 피부 가려움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올해는 지난해보다 ‘송화가루’ 날림수치가 50%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돼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이날 오전 9시께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천자전거길에는 노란 송화가루들이 풀풀 날리고 있었다.

흩날리는 송화가루에 자전거길 인근에 세워진 차량 위는 노란색으로 한 겹 더 칠해진 상태였다.

산책하던 시민 대부분 코와 입을 가려 크게 불편한 기색을 보이진 않았으나 물을 마시거나 숨을 돌리기 위해 마스크가 내려간 틈엔 송화가루가 호흡기로 들어와 기침을 내뱉기도 했다.

벤치에서 잠시 쉬었다 일어난 한 시민은 상·하의 곳곳에 송화가루가 묻어 털어내려 했으나, 쉽게 사라지지 않아 수차례 손으로 옷 여기저기를 털었다.

광천동 주민 김모(72)씨는 “아침마다 이곳에서 산책을 하는데, 사방팔방으로 날리는 꽃가루 때문에 집에 갈 때 쯤이면 옷이 노란색으로 범벅이 돼 있다”며 “최근에는 미세먼지와 황사까지 더해져 코로나19때보다 마스크를 더 잘 쓰고 다니는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전날 광주지역엔 오전 10시를 기해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효됐다가 5시간 만에 해제됐다.

꽃가루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최근 꽃가루 알레르기로 병원을 다녀왔다는 김진호(32)씨는 “지난 주말에 아이와 나들이를 다녀온 뒤부터 코가 막히고 재채기가 멈추질 않는다”며 “해년마다 이맘때면 알레르기로 고생했는데 올해는 유독 송화가루가 많이 날리는 것 같아 당분간 야외 나들이를 삼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봄철 알레르기 증상 예방을 위해선 외출 전·후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며 옷을 자주 세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남국 광주기독병원 이비인후과 책임과장은 “최근 꽃가루와 미세먼지로 인해 재채기, 콧물 등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외출 시엔 반드시 KF94 마스크 등을 착용해 기관지로 꽃가루가 유입되는 것을 막고 외출 후엔 손과 얼굴을 깨끗하게 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과장은 “알레르기는 증상이 약할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오래 지속되거나 악화될 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예방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