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생물 786종 서식 도심 속 ‘생태의 보고’ ●북구 평두메습지 ‘광주 첫 람사르습지’ 의미·전망 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 다채…등록 추진 1년만 ‘쾌거’ 區 “환경단체·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등과 보존 모색” 안재영 기자

2024년 05월 13일(월) 20:34

광주 북구 무등산국립공원 내 평두메습지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사진은 평두메습지 일대./김애리 기자

광주 1호, 전국 26호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평두메습지는 어떤 곳일까.

13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평두메습지’란 이름은 무등산 골짜기 내 평평하고 넓은 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평두메마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 주민들 사이에선 과거 습지 인근에 평두산(뫼)이란 봉우리가 있었는데, 평두뫼로 불리다 평두메가 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습지는 과거 농경지로 사용되던 논에 용출수와 지표수가 풍부하게 유입돼 자연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3년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후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가 자연자원조사를 실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평두메습지에 다양한 생물종이 산다는 사실이 우선 파악됐다.

이에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제1차 무등산국립공원 보전·관리계획에 ‘평두메습지 생태계 보전’ 방안을 포함했고, 2016년부터 사유지 매수 및 특별보호구역 지정에 나섰다.

2022년엔 한 차례 더 자연자원조사를 실시했는데, 이 때 총 786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음이 추가 확인됐다.

서식 생물로는 낙지다리·개대황 등 희귀식물과 솔부엉이·소쩍새·원앙 등 천연기념물, 수달·삵·담비 등 멸종위기종 등이 있다.

두 차례의 자연자원조사로 평두메습지가 도심 속 ‘생태의 보고’임을 확인한 북구와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람사르습지로 지정·보존될 수 있도록 지난해 4월 환경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환경부는 자료 검토를 거친 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지난 2월 람사르사무국에 등록 신청을 했고 이날 지정 통보를 받았다.

람사르습지 지정서 전달식은 14일 북구청 상황실에서 열린다.

이후 북구는 평두메습지 보전·관리에 본격 나서기 위해 우선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환경단체 등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며 효율적인 보전·이용 방안을 논의하는 주민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북구는 토론회에서 도출된 의견을 토대로 향후 활용·보전 사업을 발굴하거나 구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지난달 16일 평두메습지 보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빛고을하천네트워크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전남녹색연합 등과 함께 관련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안재영 기자